개의 울부짖음이 잠시 멈춘 순간, 찰나의 적막함이 이방인들로 하여금 외계에라도 있는 양 착각을 일으키곤 했던 갯마을이기도 했습니다.
떠나기 싫은 발걸음을 뒤로 한채 떠나올 때 언젠가 다시 올 거라 다짐했던 그곳,
5월이 되어서야 기어이 그 갯마을에 다시 있습니다.
새벽이 내려앉은 바다에는 고요함이 여전하지만 그전에 없던 것들이 5월에는 조금 생겼습니다.
오지의 한적함을 즐기는 외지인들이 우선 눈에 띕니다.
바다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어디서 숨어있었는지 그때는 몰랐던 긴팔 벌린 채 새하얀 아카시아나무 꽃이 온 힘 다해 향기를 뿜어 댑니다. 코로 한숨 들이켤 때마다 아카시아향이 몸속으로 퍼져 나가면 어릴 적 추억도 함께 소환되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게 이 동네의 매력인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