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희의 솔직함은 사람들에게 흠만 잡힐 경솔함이 아니었다. 솔직하되 스스로를 낮추는 식으로 다른 사람을 대하지 않았다. 실수를 해도 자신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 깨끗하게 사과할 뿐, 자학하듯 자신을 깎아내리지 않았다. 매사에 눈치를 보고 저자세로 일관해온 그녀에게 다희의 그런 태도는 그녀 자신을 돌아보게 했다.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스스로를 질책하고 과도하게 몰아세우던 자기의 모습을. 그리고 이상하게도 다희와 함께 있으면 그녀는 자신을 조금이나마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최은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어른의 얼굴이 있다. 혹은 직장인이 쓰는 가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나치게 속을 드러내지 않는 편이 좋다는, 어떤 갑옷 같은 생각. 강인해보이고 싶은, 아니 적어도 만만해 보이지는 않겠다는 마음이랄까.
그러면서도 때때로 비굴해지고 소심해지는 마음. 내가 왜 이것밖에 안 될까 하는 조바심. 타인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불안한 시선.
다희처럼 살면 좋겠다. 담백하고 투명하되 단단하게. 중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아직도 잘 모르겠다.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