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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 엔젤 Oct 15. 2024

헤어질 수 없는 연인들

바람피우는 중국남자들


  


 미역국을 못 끓인다고 해서 헤어지기에는
국제연애의 좋은 점이 생각보다 많다.


한국사람이라고 해서 결혼해서 문제없이 잘 살지는 않는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30살 넘은 두 남녀가 만나 산다는 건 당연히 쉽지 않은 것이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오히려 서로 같은 문화에서 자랐다면 문화차이에서 오는 다름을 인정해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서로 배려해 주는 마음이 들기보다는 서로에 대한 요구사항이 많아져 싸우기도 더 많이 할 것이다.  


어색한 영어로 대화하는 것의 장점

모국어로 싸우게 되면 신랄하게 서로를 욕하면서 헐뜯게 될 텐데 다행인 것은 둘 다 영어는 모국어가 아니다.  말이 서로 너무나 잘 통하는 한국인들끼리 싸울 땐 ㅆ 욕이 빠질 수가 없다. 오래전 일이지만 대학생 때 사귄 한국남자와 싸우고 나서 심한 욕설을 듣고 정신적인 충격에 빠진 적이 있다. 지금 나는 외국인 남자와 broken english로 소통을 하고 있고 서로 불만이 생겨서 싸우게 된다고 해도 언성은 높아질지언제3 언어인 영어로 서로 상처주기에 서로 언어의 수준이 딱 거기까지  할 말만 하고 끝이 난다. 그러니 뭐 싸운다고 해도  한국사람과 싸울 때보다는 입을 다물게 되 흥분된 감정도 쉽게 가라앉는다.  언어적인 한계는 분명 있지만 서로에게 주는 타격 별로 없이 싸움이 끝난다는 것이 내가 느끼는 국제연애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계획을 잘 세우고 임기응변이 좋다


남자친구랑 전에 한번 밴쿠버 여행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웬만한 관광명소는 다 가봐서 그런지 생각보다 밴쿠버에서 할 만한 게 없다고 느껴졌다.  순간 머리에 떠오르는 스탠리 파크도 가봤고, 밴쿠버 최대 중앙도서관도 가보았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던 찰나 남자친구가 핸드폰으로 무슨 사이트를 들어가더니 fly over 표를 예매했다고 한다.


전에 우리가 갔던 vancouver port 기억나?
우리 전에 왔을 때도 밖에서 걷기만 했잖아.


밴쿠버 최대 규모 항구를 비 오는 날 걸었던 적이 있다. 이번에는 안에서 관람을 하자는 아이디어를 주는 남자친구. 7시 show 여서 6시에 집에서 다운타운 행 버스를 탔다. 중간에 버스가 지연이 돼서 30분 늦을 것 같다고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서 7시 30 show로 관람시간을 바꿨다.


위기 상황에서 침착하게 대응한다

 

사소한 일에는 웬만해서는 짜증을 잘 내고 무슨 상황을 겪더라도 침착하게 해결하는 것도 내 남자친구의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입장 라인에서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7시 쇼는 이미 입장 마감이 되었고 사람들이 7시 30 분 show를 기다리는 중듯했다. 


스태프가 입장 번호를 나눠주고 있었다. 예약된 표에 있는 바코드를 찍으니  스태프는 7시 관람은 입장이 불가하다고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자 남자친구는 얼굴하나 찌푸리지 않고 웃으면서  그 안내원한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오다가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시간을  바꿨어요
  혹시 변경사항을 확인해 주실 수 있나요?


 그 스테프는 그제사야 상황을 이해를 했고 우리는 바로  입장을 할 수 있었다. 직원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관람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남자친구의 침착한 대응 덕분이었다.



 보수적과 가정적은 한 끗 차이


인도남자? 보수적이겠네?


인도남자랑 사귄다고 하면 반응은 제각각이다. 나이 드신 분들을 만나면 인도남자는 보수적이고 여자 알기를 우습게 본다며 지레 나를 걱정하는 반면 우리 부모님을 포함한 다른 무리들은 인도남자 가정적이라면서 인도남자를 사귀는 것에 부럽다는 사람도 있다. 인도사람들은 나쁘게 보면 가부장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좋게 생각하면 그 보수적인 마인드가 결혼하면 가정적으로 될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보통의 정상적인 가정에서 교육을 받은 인도 남자들은 결혼하면 가족중심적이 되고 가정적으로 바뀌는 듯하다.  내가 아는 결혼한 인도 친구들이 있는데 정말이지 집에 가보면 정말 아이들을 끔찍하게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남자친구랑 나랑은 아직은 결혼은 하진 않은 상태이지만  남자친구가 가끔 아버지랑 통화화는 모습을 볼 때나 어릴 때 가족이랑 찍은 사진들을 볼 때 남자친구도 아버지와 사이가 무척 좋은 것을 알 수 있고 가족으로부터 무한한 사랑과 지지를 받고 자란 아이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느껴졌다.



우리 앞에 6~7세로 보이는 꼬마 아이와 함께 온 인도 가족이 있었다. 남편은 그 가족을 데려다주고 나가고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손녀만 그 show를 관람하는 듯했다.  남편도 딸에게 뽀뽀해 주고 떠났지만 관람하는 내내 할아버지도 손녀한테 뽀뽀를 계속해주고 안아주고 사랑스러운 눈으로  꼬마를 쳐다보고 이뻐해해 주는 것이다.  그 보수적이라는 인도남자들도  자식에게는 별반 다를 건 없구나  공공장소에서 사람들 눈도 의식하지 않고 가족을 아끼는 인도남자들의 모습을 본 나는  나는 솔직히 조금 놀랐다. 한편으로는 자기 가족이라고 저렇게 끔찍이 아끼면서 키우는 모습을 보니 과연 내 남자친구도 아이를 낳으면 딸바보가 돼서 키울까? 궁금해졌다.



 인도남자 VS 중국남자




중국남자가 그렇게 가정적이라더라~
여자가 귀해서 여자를 끔찍이 아껴준대




캐나다에는 인도인도 많지만 중국인도 많다. 인도남자를 사귀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지인  만날 때마다 나에게 차라리 중국인을 사귀라고 말하기도 한다.



중국남자 돈 많아
요리도 남자가 다 한다단데  왜 하필이면~


그런 말들을 들을 때면 돈 많은 남자가 어떻게 여자밖에 모를 수가 있며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에둘러대며 집에 오지만 인도남자친구를 폄하하는 듯한 말을 들으니 진이 빠지는 건 당연하다.


예쁜 여자 좋아하는 건  전세계 모든 남자들의 공통점


 입장 줄을 기다릴 때 재미있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우리 바로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중국인 커플이 있었다. 나는 조금 놀랐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내한테 충실한 가정적인 모습을 보였던 인도남편과는 대조적으로 그 중국 남자는 옆에 여자친구를 두고 핸드폰으로 다른 여자의 인터넷 방송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사실 둘이 사귀는 사이인지 결혼한 사이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확실한 건 오빠동생 사이로 보기에는 서로 팔짱도 끼는 것으로 보아 남매는 아님엔 틀림없다. 어찌 됐든 같이 온 여자친구를 놔두고 옆에 앉아서  다른 여자에 몰두하는 그 남자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내 기분이 이상했고 그 다정하다는  중국남자에 대한 이미지가 산산이 조각나버린 순간이었다.


남자친구를 더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된 이번 데이트

인도남자가 가부장적이라는 것도 사람 나름이고 중국남자가 여자한테 잘한다는 소리도 사람 나름인 듯하다.  화면 속 다른 여자에게 푹 빠져있는 중국남자를 보면서 미역국은 끓일 줄은 모르지만 같이 있을 때 나만 바라봐주고 아껴주는 지금의 내 남자친구에게 고마워졌다.


낯 뜨겁게 평소 자랑 같은 건 안 하는 편이라 먼저 남자친구에 대해서 밝히지는 않았는데 이제는 남자친구에 대해서 말할 기회가 생기면 자랑스럽게 말해야겠다.



내 남자친구는 다르던데?
너무 다정하고  나밖에 몰라
지내면 지낼수록 진국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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