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취업, 스펙보다 멘탈 싸움
작년 겨울, 나는 멕시코 식당 알바를 그만두고 운 좋게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다운타운에 위치한 노숙자 지원 복지센터에서 1년 차 사회복지사로 일하게 된 것이다.
처음엔 학비를 벌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각오로 시작했다. 매니저에게 근무 시간 기록지 작성법을 배웠던 첫날이 아직도 기억난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던 추운 겨울부터 새벽, 아침, 저녁, 밤을 가리지 않고 모든 시간대를 소화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어느새 일한 지 1년이 다 되어간다.
이곳은 일반적인 노숙자가 아니라 자폐증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마약과 알코올 중독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돌보는 곳이라 정신적인 소모가 매우 크다. 캐나다 현지인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힘든 일이라고 한다. 실제로 여기서는 1년만 일해도 오래 버틴 편에 속한다는 말을 듣곤 했다.
며칠 전 전 직장 동료인 Arian이 문자를 보내왔다.
"너 아직도 거기서 일한다며? 겉보기엔 약해 보이는 애가 잘 버티네!"
나는 "돈이 급하면 무슨 일을 못하겠니"라며 웃으며 답을 했다. 솔직히 처음에는 정말 그런 심정이었다.
이곳의 스케줄은 2주 단위로 배정되고, 상황에 따라 인력 배치가 자주 바뀐다. 가끔 예정된 직원이 결근하면, 교대 지원 부서에서 급하게 일할 사람을 찾기도 한다.
외국에서 돈 쓰러 오는 일은 쉽고 즐거운 일이지만, 외국인으로 현지인과 경쟁하며 돈을 버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어려움 속에서도 나는 점점 장난도 치고 안부도 묻는 동료들을 만나며 이 일에 익숙해졌고, 어느덧 소속감까지 느끼게 되었다. 이곳에서 하는 일들도 언젠가는 마지막이 되어 끝날 것이다.
지금의 이 일 역시 언젠가는 마지막을 맞이할 것이다. 훗날 돌아보면, 마음이 따뜻했던 사람들과 보낸 이 시간이 인생에서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