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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디자이너분들께

채용시장의 종말, 우리가 살아남을 방법들

by seezak

친애하는 디자이너분들께,


안녕하세요, 시작팀 박선우입니다.


요즘 채용시장 분위기가 너무 어둡습니다. 개인적으로 항상 비관론 속의 낙관론을 말하고, 부정보다 긍정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이제는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 다가오는듯 합니다.


신입으로 취업을 준비하고 계시거나, 지금 회사에 만족하지 못하며 이직을 준비하고 계시거나, 전직을 생각하고 계신 분들.. 그리고 '설마 우리 회사에서 나를 자르겠어?' 라고 생각하고 계신 분들께도,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세 가지 내용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1. 빠른 시일 내에 정규직 채용시장은 종말할 것입니다.

2. 무엇이든 남이 하는대로 해서는 안됩니다. 남들과는 다른 경험을 디자인하고 소유(own)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3. 내가 하고싶은 것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것(needs)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 니즈를 찾아 개선(develop)하는 경험을 해야합니다.


제가 다루고 있는 문제들은 디자이너 채용시장만의 것도, 국내 채용시장만의 것도 아닌 우리 세대(generation)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오랜 시간 관심을 가져온 분야는 디자인 시장이기에, 디자이너들의 이야기로 한정하여 써보았습니다.



1. 빠른 시일 내에 국내의 정규직 채용시장은 종말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한국의 고용시장은 시장의 필요보다는 관성에 의해 정규직 채용을 유지해왔습니다. 한국의 정부와 대기업(노조)은 한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안정을 줄 수 있는 일자리들을 만들어왔지만, 저성장 국면에서는 구조조정, 권고사직과 같은 결과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제 시장의 원리에 따라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같은 대담론이 오고가고 있으며, 신입 채용은 기간제 인턴십으로, 경력직 채용은 계약직의 형태로 완전히 대체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입니다.


우리 경제가 성장해서 일자리가 나타날 것을 기다리거나, 정부의 지원을 바랄 때가 아닙니다. 타인의 지원에 의지하다가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오로지 개인이 비전과 능력을 갖추고, 빠르게 살아남을 길을 찾아나서야 합니다.

다소 불안정한 계약 구조이더라도, 마냥 불안에 휩싸이지만 말고 나만의 경험을 만들어가며 스스로 성장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제 더 이상의 "기댈 수 있는, 안정적인 고용"은 없기 때문입니다.



2. 무엇이든 남이 하는대로 해서는 안됩니다. 남들과는 다른 경험을 디자인하고 소유(own)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기업들은 '역량(skill)' 보다는 '경험(experience)'를 위주로 고용하고자 할 것입니다. 역량 부문에서 대부분의 직무들은 AI가 빠른 속도로 대체하고 있고, 기술이 발전할 수록 인간의 역량은 상향 평준화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AI vs 인간의 구도 이전에, 인간 A vs 인간 B의 구도에서의 차별성 또한 역랑보다는 경험에서 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더욱이나, 무슨 경험이 되었든 다른 사람과는 다른 것을 소유해야 합니다. 준비 과정도, 결과도 달라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교육을 받아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굳이 교육을 받고 싶다면 국비 교육이나 포트폴리오 학원보다는 1:1 과외를 선택하시기를 바랍니다. 1:1 과외 중에서도, 다른 지원자들이 많이 접근할 수 없는 극소수의, 고액 과외를 받으시는 걸 추천합니다(시작팀은 과외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디자인 프로젝트를 구상할 때도, 새로운 주제를 찾아보세요. 주변의 친구들이 많이들 관심 갖는 주제, 인터넷에 많이 돌아다니는 프로젝트 주제 말고, 내가 관심 있는 주제에 관심을 갖고, 똑같은 시장의 문제를 바라보더라도 나만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시도를 해보시기를 바랍니다.



3) 내가 하고싶은 것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것(needs)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 니즈를 찾아서 개선(develop)하는 경험을 소유해야 합니다.


디자이너란,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서 개선된 경험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필요를 맥락 안에 숨겨 이야기하지만, 개선된 경험에 대해 고민하지 않습니다. 자동차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헨리 포드는 “만약 고객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었다면 그들은 조금 더 빠른 말과 마차라고 답했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우리는 '빠른 마차'를 만들기 보다는, '자동차'를 디자인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찾고 개선하는 과정에는 우리 인간만이 행할 수 있는 '관심', '공감', '타인의 인정을 통해 얻는 행복', '비판적 사고' 와 같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은, AI가 결코 이러한 디자인의 영역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나다운 것을 고민하는 시간도 물론 좋지만, 타인에 대한 관심을 더 확대해보시기 바랍니다. 잠시 여유를 갖고 주변을 둘러보고, 나 자신과 사람들에게 질문해보세요.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기존에 없던 개선된 경험을 디자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디자인 경험을 완전히 소유(own)했을 때, 그 경험을 원하는 누군가가 나타나 높은 금액을 주고 사거나 계약하는 순간이 분명 올 것입니다.




급변하는 채용시장에서 비슷한 막막함을 느끼시는 분들은 언제든 저희 시작팀에 연락을 주시거나(seezak.team@gmail.com), 시작 커뮤니티(오픈카톡방, 인스타그램, 링크드인 등)에서 편하게 도움을 요청해주세요. 우리 사회에 필요한 디자인을 함께 만들어가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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