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용인에 왔을 때는 불편했다.
용인으로 오기 전 내가 살던 곳은 집 바로 앞에 지하철, 빨간 버스가 있어 차 없이 생활이 가능했고 도보로 갈 수 있는 거리에 이마트와 복합 쇼핑몰이 있었다.
내가 용인으로 이사 온 동네는 어디를 가든 차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물론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된다. 하지만 도심에서 살던 나에겐 긴 버스 간격과 잘 없는 정류장에 너무 많은 체력을 소모하게 만들었다. 일단 버스를 타려면 15분 정도 걸어야 했으니까.
하지만 생활의 편리함을 잃고 풍경을 보는 여유로움을 얻었다. 이동하며 보이는 논과 밭은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고 높지 않은 건물 덕에 잘 보이는 산과 하늘,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의 놀이터 에버랜드까지.
용인에서 가장 넓은 ‘구’지만 인도 밀도가 낮아 대체로 한적하다. 분명한 단점도 있지만 장점만 보면 굉장히 살기 좋은 동네이다. 수도권이지만 남쪽이라 지방 어디든 부담 없이 갈 수 있고 인근에 특별시, 광역시가 있어 쇼핑몰이 필요하면 차로 금방 가면 된다. 나에게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들도 생각해 보면 별거 아닌 일이었다.
이제 용인살이 8년이 되었고 용인에 집을 샀으니 앞으로 10년은 더 살지 않을까. 앞으로도 잘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