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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드레 Feb 04. 2024

롯데월드는 신밧드의 모험이죠잉!

금요일에 아이와 함께 롯데월드에 다녀왔다.

친구와 친구 아들도 함께 동행했다.

친구네는 전철을 타고 온다고 했고 지방민인 우리는 차를 가지고 출발했다.

롯데월드는 아들이 2학년 여름에, 미술학원에서 단체로 방문한 적이 있어 이번이 두 번째였다.

아이가 유치원생일 때는 주로 에버랜드를 갔었다.  

놀이기구를 타기보다는 동물원을 더 많이 돌아다녔고, 놀이 기구는 유아들이 타는 것만 주로 탔었다.

이제는 무서운 것도 제법 탈 수 있는 나이가 되다 보니 너무 방대한 에버랜드보다는 롯데월드가 따라다니기엔 덜 힘들 것 같았다. 

예전에 나는 친구들과 놀이공원을 가는 걸 너무 좋아했었다.

겁이 없던 나는 모든 놀이 기구를 다 탔었다.

그랬던 내가,,,,,

아이를 낳고 나이가 들면서 이제 롤러코스터가 무서워졌다.

바이킹도 타기가 조금 겁이 난다.

자이로드롭은 시도도 못할 것 같다.

내가 이럴 거라고는 진짜 예상을 못했다.

그래도 비교적 난이도가 평타인 것들은 무난하게 아이와 같이 탈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긴 하다.


30분 전에 도착해서 매표소로 갔더니 벌써 아이들이 줄을 맞춰 바닥에 앉아 오픈을 기다리고 있었다.

방학이다 보니 대부분이 학생들이었는데 줄이 꽤 길었다.

요즘엔 앱에서 미리 모바일로 표를 예매하기 때문에 핸드폰을 보여 주고 QR만 찍으면 바로 입장이라 엄청 편리하다.

오픈이 되자마자 금방금방 입장이 되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바로 4층으로 올라갔다.

'파라오의 분노'를 저번에 왔을 때 줄이 너무 길어 못 탔기에 먼저 그걸 타러 간 것이다.

역시 기다림 없이 바로 탈 수 있었다.

지프차를 타고 파라오의 숨겨진 보물을 찾기 위해 신전을 탐험하는 테마인데 너무 시시했다.

우리나라 놀이공원 어트랙션 중에 가장 많은 비용이 소요됐다는데 '신밧드의 모험'이나 '정글 탐험' 보다도 스릴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도 빨리 타고 나와서 좋았다.

바로 옆으로 이동해서 열기구에 탑승했다.

롯데월드에 왔으면 가장 높은 곳에서 전체를 조망해 볼 수 있는 열기구는 타줘야 한다.

열기구를 타고 아들과 아들 친구한테 1989년 롯데월드가 처음 개장을 하고 바로 이듬해 롯데월드에 놀러 왔던 나의 꼬꼬마 시절 얘기를 해 줬는데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엄마가 추억이 돋아서 얘기를 하는데 영혼 1도 없는 반응에 맘이 상했다.

감성 없는 잼민이들 같으니라고!


위에서 보니 오픈런 때, 그 많던 중딩고딩대딩들은 전부 무서운 어트랙션이 포진해 있는 매직아일랜드로 넘어갔는지 실내가 한산해 보였다.

바로 2층으로 이동해서 범퍼카를 타러 갔다.

범퍼카도 기본 대기 시간이 긴데 오늘은 금방 탈 수 있었다.

각각 한 대씩 탔는데 우리 아들은 저번에 베트남에서 혼자 타봐서 제법 운전을 하는데, 친구 아들은 혼자 운전해 본 경험이 없어서인지 같은 자리에서 맴만 돌고 있었다.

알바생에게 도움을 요청해 자리를 벗어나게 해 달라 했다.

1층으로 내려와 차에 타고 돌아다니며 총을 쏘는 게임을 하고 나서 점심을 먹으러 갔다.

2년 전에 왔을 땐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 놀이 기구를 많이 타지 못했는데, 오늘은 많이 탈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랜만에 놀이동산에 오니 아이들도 신이 났지만 나도 너무 즐거웠다.

점심을 먹으며 아이들에게 어떤 걸 타고 싶은 지 물어봤다.

롯데월드에 왔으니 '후룸라이드'와 '신밧드의 모험'은 빼놓지 말자고 했다.

'바이킹'을 타겠냐고 했더니 우리 아들은 타고 싶다는데 친구 아들은 자기는 못 탄다고 했다.

내 친구도 겁이 많아 무서운 건 타지 못한다 하고, 내가 같이 타 줘야 할 것 같았다.

'그래, 바이킹은 괜찮아!'속으로 내게 주입을 시작했다.


'후룸라이드'는 대기 시간이 길었다.

80분 정도를 기다려야 했다.

아이들은 줄을 서서 가는 동안 휴대폰 게임을 하면서 지루함을 달랬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돼서 4인이 탑승할 거라고 했는데 갑자기 친구가 자기는 못 타겠다며 셋이서 타고 오라고 했다.

쫄보 쫄보 왕쫄보다.

아이들 둘이 앞에 타고 내가 혼자 뒤에 탔다.

오랜만에 타는 '후룸 라이드' 너무 재미있었다.

물이 튀기는 것만 빼고는 적당히 쫄리고 좋았다.

아이들도 너무 재밌다고 좋아했다.

2시가 되니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다.

아이들은 츄러스를 먹으며 우리는 커피를 마시며 퍼레이드를 관람했다.

퍼레이드가 끝나고 바깥공기를 느끼고 싶어 매직아일랜드로 이동했다.


매직아일랜드로 넘어가니 확실히 젊은이들이 바글바글했다.

'혜성특급', '자이로드롭', '자이로스윙', '아틀란티스' 등 무서운 놀이 기구들이 다 모여 있고, 비명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이게 놀이동산이지 암!

사진도 찍고 롯데월드 타워도 보고 걷다가 들어왔다.

친구는 은행 업무를 봐야 한다며 먼저 돌아가고 셋이서 '신밧드의 모험'을 타러 갔다.

내가 꼬꼬마 시절에도 탔었던 가장 오래된 어트랙션 중 하나이다.

많은 인원이 같이 탈 수 있고, 두 번 정도 툭 떨어지는 구간도 있어서 스릴도 느낄 수 있고, 배 타는 시간도 긴 놀이 기구이다.

이번에 타보니 적당히 스토리도 있고 '신밧드'가 마법사에게서 공주를 구출해 해는 그 과정이 나름 극적이고 흥미진진해서 재미있었다.

'신밧드의 모험'을 타고 나와서 아들에게 '바이킹'을 타겠냐고 했더니 그새 마음이 바뀌었는지 안 타겠다고 했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아이들도 지치는 시간이라 음료수를 사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벤치에 앉아 있으니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들끼리 와서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놀이공원은 누구에게나 동심을 잃지 않게 하는 공간이고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공간이라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놀이동산에 오면 아이의 마음이 된다.

어른들끼리 놀이동산에 오는 일은 없다.

동심은 아이들이 있어야 느낄 수 있는 것인가 보다.

나도 이곳에 앉아 있으니 친구들과 마냥 즐거웠던 중학생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롯데월드는 도심 한가운데 있어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특히 학생들이 많이 오는 곳이다.

그래서 더 활기차게 느껴지고 살아 있는 듯 느껴지기도 했다.

아이를 따라 놀이동산에 올 일이 이제 곧 없어질 것이다.

아이가 중학생만 되면 그때부터는 친구들과 오고 싶어질 것이다.

내가 앞으로 이곳에 몇 번 더 올 수 있을까 속으로 가만히 헤아려 보고 있을 때쯤, 

두 녀석이 지하로 내려 가자고 손을 이끌어 자리에서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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