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틈달 : 겨울로 넘어가는 틈새의 달

첫 주를 쌓아가며

by 레레


Q1. 좋아하는 취미를 영업해 주세요.
가을을 발견하는 것.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곁으로 수두둑 떨어지는 노란 낙엽에 기뻐하는 것. 그것이 뒤편의 벽과, 지붕과, 길게 뻗은 창문과는 또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를 관찰하고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 이내 떨어져 버린 낙엽에 작별의 시선을 건네며 또 다른 아름다움을 찾아 바쁘게 눈을 굴리며 헤매보는 것. 조금의 햇살에도 행복해하고, 불어오는 바람에 자유로움을 느끼는 것. 숨이 붙어 살아 있음을 만끽하고, 벅차하며, 이런 가을을 애정을 가지고 매 순간 발견해 나가는 것. 가을의 나를 알아가는 것. 그로써 가을을 진심으로 대하고 그 끝에는 사랑하고 마는 것.


Q2. 한 해 동안 바뀌지 않은 것이 있나요?
나는 여전히 살면서 작은 실수들을 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오늘 업무와 관련해서 가벼운 답장을 보내는데, 몇 시간 전 이것과 관계없는 내용을 ctrl+c 해 놓은 것을 메시지 하단에 ctrl+v 해서 보내버린 것이다. 다행히 별다른 내용이 없는 단 한 줄의 짤막한 문장이라, 마지막 문장은 실수이니 무시하시라고 곧바로 추가 메시지를 보냈다만. 내가 이런 실수를 한다고? 정신 차려! 하고 혼자서 깜짝 놀랐던 오늘의 실수담.

Q3. 한 해 동안 어떤 변화가 생겼나요?
근데 2025년의 나, 이제 자책하지 않는다. 더 이상 나한테 고단히 엄격하지 않기로 했다. 고요히 지나간 것은 그대로 내버려 두기로 하자. 예전의 나였다면? 오점에 매인 채 세상의 깊은 바닷속으로 들어가 나만심연에 머물렀을텐데. 그리고는 스스로를 호되도록 꾸짖었겠지.

그런데 이제는 그러지 않기로 했다. 지친 나를 내가 놓아주기로 한다. 왜, 내가 좋아하는 방탄소년단의 V가 이런 말을 했다지. "그 므시라꼬".

그러니까 말이. 고깟 그게, 그 므시라꼬.

낙엽이 툭 떨어지면 그저 슥 보고 가던 길을 마저 가면 될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