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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준 Mar 27. 2024

번외 1) 왜 다들 ‘약속’을 가볍게 생각하는가…

누구는 그날 소중한 사람들과 지낼 시간을 대신해서 잡은 약속일 수 …

“chat gpt 요즘 사람들이 생각하는 ‘약속’에 대해 이야기해 줘.”


“요즘 사람들이 생각하는 ‘약속’은 더 이상 단순한 시간과 장소의 약속을 넘어서, 상호 간의 신뢰존중의 표현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소통 수단의 다양성과 편의성이 증가함에 따라 약속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시되며,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관계의 기반이 됩니다. 따라서 약속을 잡을 때는 신중하게 고려하고, 상대방의 시간과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재수를 하고 대학교 새내기 생활을 즐기고 있는 나는 전에는 쓰지도 않았던 플래너를 쓰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귀찮아하는 나에게 ‘플래너’를 쓰게 만들었을까? 학교 수업과 과제를 제시간에 제출해야 할 의무가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다양한 관계를 맺으면서 수없는 약속이 잡혔기 때문이다. 플래너를 써야 약속을 잊어버리지 않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잡을 약속을 더 수월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드라마에 나오는 비서들을 보며 ‘굳이 비서가 필요한가…? 시간관리가 스스로 안되나?’라는 어리숙한 생각을 했었지만 지금은 나도 비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심정이다. 위에서 chat gpt도 알고 있다시피 ‘약속’은 단어 그대로의 약속을 넘어서 서로의 신뢰와 존중을 보여주는 사회적 관계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 뱉은 약속이라도 꼭 지키려고 노력한다.

 나는 다른 사람들도 '약속'을 나처럼 중요하게 생각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내가 수많은 약속이 잡히면서 동시에 수많은 파투를 겪었다. 누구는 다른 중요한 일정이 앞당겨져서 파투, 누구는 약속을 까먹고 있다가 다른 일정 때문에 파투, 누구는 약속이 있는 걸 뻔히 알면서 약속시간과 겹치게 다른 활동을 잡아서 시간을 늦추는 경우까지 있었다. 아마 사회로 나가면 훨씬 더 많은 이유와 사정으로 더 많은 약속 파투 혹은 당일 일정 변경을 겪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건 새발의 피라고...라고 하면 정말 슬픈 현실일 것 같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별 거 아니지만 생일날 있던 약속을 누군가는 자신의 개인적인 활동으로 연기시키고 또 그것을 별거 아닌 일로 생각하는 것이 나의 '약속'에 대한 신념이 나의 기분 나쁜 감정과 함께 추락해 가는 이 상황을 견딜 수 없었어서이다. 나는 지금 내 생일에 내가 소중히 생각하는 친구들,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고 생일날 잡힌 약속 때문에 기다리고 있는데 '내가 다른 학교 활동을 하게 되어서 조금 늦게 만나야 될 것 같아...'라고 오는 문자에 나는 괜스레 찌질해졌다. 그 활동이 어쩔 절 수 없는 활동이었으면 모를까 그 활동을 대신해서 할 다양한 활동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래 전에 잡아 둔 약속을 당일날 이렇게 시간 조정을 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약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게 정녕 chat gpt도 아는 그 '약속'인지...

 앞으로 '약속'에 대한 나의 신념이 무너지지 않을까 나도 다른 사람처럼 '약속'을 별거 아닌 것으로 치부하지는 않을까 약간 걱정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속'에 들어 있는 신뢰와 존중이 무너지지 않는 건강한 관계가 넘치는 사회를 바라는 나는 이상주의자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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