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과 연인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같을까?

by 나원

내게 오래된 인연이 있었다. 십 이삼년 쯤.

지금은 인연을 끊었다. 외형적으로는..좋든 싫든 누군가와 인연이 닿으면 그것도 오래 지속된 관계라면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나 역시 긴 시간 동안, 이건 아닌데.. 하는 순간들이 있었고 그때마다 현실에 맞는

판단보다는 감정에 의지하는 판단을 했었다.

아닐거라며 현실을 부정하고 무슨 이유가 있을거라고 합리화 하며 내 눈을 가렸다.

하지만 그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조금씩 신뢰의 벽에 금이 가고 있었음을 몰랐다.

의아하게 생각할때마다 나를 탓하며 내가 잘못 생각한 거라며 현실을 외면해왔었다.

어떤일에는 저마다의 사정이라는 것이 있다.

그런사정이 사회적인 규범에 벗어나는 것이라면 더 이상 신뢰하긴 힘들다.

어떤 인연이든 끊지 못하는 것은 상대방 탓이 아니라 나의 이기심 때문이다.

오랜 시간에 대한 미련, 그 시간들에 대한 허무함, 그것들을 결과로 받아들고 싶지 않아서다.

난 용기가 없었다. 두려움도 많았다. 내 곁에서 멀어지는 인연들을 보면서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닐까 하는 자기 반성이 때로는 지치기도 한다. 나는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는 편이라 다른걸 보지 못한다.

그렇기에 지금처럼 다시 돌아볼 기회가 생긴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인연이란 말을 흔하게 듣기도 하고 자주 쓰기도 한다.

나의 인연이 해피엔딩이 아니라 마음이 좋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건 지나간 것을 흘려보내는 것, 다시 꺼내서 곱씹지 않는것이다. 인연의 시작도 끝도 결국은 나 였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그저 그렇게 될 일이었을 뿐이다.

연인들끼리는 종종 사랑해서 헤어진다는 이야기를 한다. 맞는 말일수도 있고 핑계일수도 있다.

나는 사랑해서도 아니고 핑계도 아니고 그저 인연이 아니었던 것이다.

내 인연이 연인은 아니지만 긴 시간 좋은 기억도 많았던 만큼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전 12화기억의 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