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彫刻)

by 달여울 작가

통도사 극락보전 벽면의 반야용선도(般若龍船圖)

배에 탄 한 남자가 이생에 무얼 두고 왔는지

반야를 앞두고 혼자만 뒤돌아보고 있습니다


어느 보살님이 던진 가벼운 농담처럼

집에 켜둔 가스불을 끄지 않고 왔을까요


생과 사가 다르지 않음을 깨우쳐 주는

불이문(不二門)을 미처 넘지 못한 이름들이

통도사 입구의 바위에 조각되어 있습니다


역시 불이문의 문턱에 미치지도 못한 나는

무풍한송(舞風寒松) 길을 바람과 함께 걸으며

허둥대는 생이 아쉬워서 시 한 줄 조각합니다

화, 목, 토 연재
이전 10화고등어 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