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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ena J Sep 12. 2023

아이들이 이상해졌다.

나는 나쁜 엄마입니다4

이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새집 현관문 앞에서 무엇에 쫓기는 듯 두 녀석이 집 현관문을 열고 서로 빨리 들어가려고 밀쳐내며 다투고 있습니다.


드라이브웨이에 파킹을 하고는 집문 열고 먼저 들어가라고 내려준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기가 막힐 뿐입니다.


주말의 오후시간 서두를 이유가 하나도 업는데 말입니다. 게다가 한 명이 열쇠로 문을 열동 안 다를 한 명이 뒤에 서있다가 같이 들어가면 되는데 말입니다.


아이들 입에서 '빨리빨리'란 단어가 들렸습니다.


시간계념과 준비성이 부족한 아이들을 재촉해 가며 정해진 일정에 데리고 다녔던 나의 말과 행동이 문득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천천히 해, 서두를 거 없어."


아이들 앞으로 다가가 현관문을 열어주고는 아이들에게 말했습니다.


아이들이 이상해졌다고 느끼기 시작한 것은 새집으로 이사 간 후부터였습니다.


IP프로그램이 있는 고등학교 진학을 목표로 새 주거지를 정한 것이라 이제 졸업이 얼마 남지 않은 기존에 다니고 있던 중학교까지 스쿨버스로 등하교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등교는 내가 출근길에 태워다 주고 하교는 버스를 타고 아이들 스스로 하고 있었습니다.


가끔 서로 늦을 경우, 아이들에게 버스로 등교하기를 알려주고 버스 정류장의 탑승할 곳과 하차할 곳을 여러 번 알려주었지만, 나중에서야 아이가 걸어서 학교에 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걸어서 가는 길은 큰 대로만 쭈욱 따라가면 되는 간단한 길이지만 학교까지 가는데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먼 길이었습니다.


아이들 한국 나이로 중3의 마지막 날 차로 아이들을 등교시키는 아침이었습니다.


스크린 타임이 점점 길어지면서 여름방학 동안 더 심해질 것을 예방하기 위해 내가 출근할 때 크롬북을 가지고 갔다가 퇴근하고 돌아오면 그때부터 아이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면 한가한 낮시간동안 뭐라고 하지 않을까 하는 바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이의 크롬북을  아이에게 가져오라고 해서 반 강제적으로 차트렁크에 실느라 요란스럽게 언쟁이 있었던 날 아침입니다.


"너네들 차에서 내려"

"버스 타고 학교 가"


미 서로 감정이 격하되었기에 아이들 학교까지 운전을 할 수 없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집 근처 그리고 내 직장 근처의 버스정류장에 내려준 후 여러 차례 버스번호 알려주고 학교까지 타고 가라고 말했지만 아이는 선뜻 그 버스를 타지 못했습니다.


한 녀석은 버스카드 안 가지고 나왔다고 걸어가겠다고 했습니다. 버스로 하교해서 집까지 오는 애들이 버스카드를 안 챙겨 다닌다니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결국에 걸어서 학교 가겠다고 내렸던 녀석은 학교 가는 길을 찾지 못해서 한참을 헤매다가 집으로 돌아왔다고 했습니다,


가는 길이 어려운 것도 아니었는데 그리고 어떻게 가는지 설명까지 해주었지만 이미 아이는 내 설명을 귀담아듣는 상태가 아니었다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익숙한 집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아이는 새로운 출발지에서 학교 가는 길을 찾지 못했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시절엔 여러 번 함께했던 박물관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지하철 환승과 방법을 메모로 적어주고 설명해 주면 혼자서 집까지 찾아올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더 어렸던 나이에 더 복잡했던 과정을 더 먼 곳에서 집까지 스스로 찾아올 수 있었던 아이가 달려져 있었습니다.


다른 한 아이는 끝까지 걸어가지도 않고 버스도 타고 가지 않겠다고 버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내 차에서 내리지도 않았습니다.



"학교까지 데려다주지 않으면 차사고 낼 거야!"


그리고는 차로 자신을 학교까지 데려다주지 않으면 사고를 내겠다며 내게 협박까지 하였습니다.


내 옆자리에 앉아있던 아이는 운전하고 있는 내 핸들을 돌리려고 하거나 달리는 차 안에서 차 문을 여는 등의 위험한 행동을 해 보였습니다.


 출근 시간이 늦어 내 직장 앞에 아이를 반 강제로 내려준 후 걸어가는 길을 일러주었습니다.


아이는 차에서 내려 학교로 걸어가기도 시도했지만 길을 찾아가는 것에 자신감이 없어인지 다시 내 직장으로 돌아오기를 반복했습니다.


내 직장에서 조금만 걸어 나가면 아이들이 항상 걸어 다니는 큰 대로가 보이는대도 아이눈에는 아무리 설명을 해주어도 그 길이 보이지 않았나 봅니다.


같은 길이라도 출발점이 다른 곳에서 시작했을 때 두 아이 모두 그 길을 찾지 못하고 있었고 상당히 불안해 보였습니다.


버스 타기는 더욱이 심했습니다, 출발점이 다른 곳에서 버스 타기를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결국, 내 직장 앞으로 돌아온 아들은 근무지의 데이케어로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똑! 똑!"

"엄마가 학교에 데려다주지 않아요."


메니져는 나에게 아들을 학교까지 데려다주고 오라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아들을 학교에 내려주자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녀석은 뒤도 안 돌아보고 학교 안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종업식이라 상담사와 상담을 하는 것이 불가했지만, 나의 요청으로 상담사와 현관 앞에서 잠시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아들의 행동은 이미 학교에서 이상을 보이고 있었나 봅니다.


"아이가 Anxiety(불안증세)가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그녀는 말했습니다.


이제 졸업하는 아이라 그 학교의 상담사를 붙들고 더 이상 할 말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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