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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든든홍 Oct 19. 2024

<룩백> 후기, 전 별로였습니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재미없었다. 초반부터 중반까지의 전개 과정에는 정말 만족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극찬하는 후반 부분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1. 후지노와 쿄모토의 교감

영화 초반부 후지노와 쿄모토의 교감은 정말 좋았다. 열등감에 시달리던 후지노가 그 대상이었던 쿄모토의 인정을 받고 기뻐하는 장면은 내가 마치 후지노인 듯 함께 행복했다. 걸음이 점점 빨라지다가 흥을 주체 못 하고 마구 뛰는 연출은 후지노의 기쁨에 함께할 수 있는 좋은 연출이라고 생각한다. 두 소녀가 파트너가 되어 만화를 그려나가는 과정 또한 행복했다. 편집자가 그들에게 연재만화를 제의했을 때 내가 같이 고생한 것처럼 뿌듯했다. 모든 부분이 좋았다. 1시간짜리 영화이기에 전개가 매우 빨랐음에도 놓치는 부분 없이 영화의 속도와 함께할 수 있는 친절한 구성이었다.


2. 쿄모토의 죽음 이후

쿄모토의 죽음 이후 후지노가 쿄모토의 방에서 과거를회상하는 장면부터 영화의 2막이 시작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에서부터 영화가 최고점을 찍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내게는 아니었다. 죽은 쿄모토와 후지노가 4컷 만화로 서로 교감하며 결국 후지노가 만화를그리게 된 이유에 다다르는 클라이맥스가 내게는 와닿지 않는다.


다른 영화와는 다르게 이 영화는 사람들의 호평이 있음을 알고 봤기에 기대가 높았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단순히 기대에 못 미친 정도가 아니었다. 다 알고 있는 사실의 반복이라고 느껴졌을 뿐이다. 쿄모토가 후지노의 열렬한 팬이었음을 영화 모든 부분에서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후지노가 쿄모토 덕분에 성공하게 됐음도, 결국 쿄모토 같은 기억에 잊히지 않는 팬이 있기에 만화를 계속할 수 있다는 것도 장면의 설명 없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후반부의 감상적인 컷들은 앞 장면의 반복일 뿐이었다. 후반부의 장면들을 보면서 '당연한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잊히지 않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영화는 끝났다.


영화를 재밌게 본 사람들에 반박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저 나처럼 둔감한 사람의 평도 필요하다. 영알못인 내가 그저 영화를 이해하지 못한 것 일수도 있지만나같은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후기도 필요하기에 부끄럽지만 이 후기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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