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셀러브리티>로 보는 사회
며칠 전 뉴스에서 본 '서이초 교사 사건'을 듣고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해당 사건은 니체를 상징하는 구절이기도 한 "신은 죽었다"는 말을 연상시켰습니다. 니체가 종교의 절대적 가치의 상실과 본질적 의미의 상실에 신은 죽었다고 표현했듯 이 사건은 학교의 본질적 의미가 사라지고 교육의 절대적 가치가 희미해짐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한국 공교육의 죽음에는 애석하게도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가 아닌 교육을 받는 일부 잘못된 학생과 학부모들이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하고 교사들은 집회를 열고 방송을 통해 그동안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받은 폭언, 폭행을 고백했고 맘카페 같은 커뮤니티를 통해 받은 고통에 대해서 말했습니다. 교육에만 전념해야 할 교사들에게 학생과 학부모의 폭언, 폭행 그리고 무리한 요구들을 버티는 것이 자신의 직업을 지키기 위한 또 하나의 업무가 되었습니다.
과거와 달리 인터넷이 발달하고 커뮤니티가 늘어나면서 교사들에 대한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맘카페 같은 커뮤니티는 본래 목적과 달리 타인에 대한 험담을 하는 장소로 변질되고 있는데 작년 김포에서 한 어린이집 교사는 맘카페의 허위 정보에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였습니다. 해당 사건은 목적이 변질된 커뮤니티가 교사들에서 얼마나 큰 고통을 주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최근에 종영한 넷플릭스 드라마 <셀러브리티>도 이러한 현대사회를 꼬집고 있습니다. 드라마는 SNS 셀럽들의 삶을 주제로 이야기를 그립니다. 주인공 서아리(박규영)는 평범한 화장품 방문 판매원에서 단숨에 SNS를 통해 셀럽이 됩니다. 평소 뛰어난 패션 감각과 출중한 외모가 큰 역할을 하였는데 빠른 시간 안에 유명인이 되자 많은 사람들이 시기, 질투하게 됩니다. 결국 그녀를 시기하는 사람들이 퍼뜨린 악의적 루머로 그녀가 이룬 것들은 단숨에 무너져 내립니다. 그리고 한 때 그녀한테 팬이라고 말했던 사람들은 그녀를 헐뜯고 비난하기 시작합니다. 아리는 해명에도 멈추지 않는 대중의 비난에 고통스러워했고 복수를 준비합니다. 그녀는 자살로 위장한 채 SNS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고 SNS 셀럽 세계에 대해서 폭로하기 시작합니다. 자극적인 소재로 대중의 시선을 이끈 아리는 대중의 특성을 활용해 그녀를 고통에 빠뜨린 모두에게 복수에 성공합니다.
진실의 유무보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원하는 대중의 특성은 드라마에서는 복수의 소재가 되었지만 현실에서는 누군가에게 고통을 안겨줍니다. 서이초 교사 사건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가해 학부모로 추정되는 인물이 누군지 혹은 사건에 대한 단편적인 사실에 그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교권 추락에 대한 뉴스와 SNS 영상은 종종 등장했지만 이를 간과한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이번 사건에 대한 깊은 애도와 함께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