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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선우 Sep 20. 2023

희망을 드림(Dream)니다.

영화 < 드림 > 리뷰


누구나 살면서 울타리 밖으로 내몰리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습니까? 


영화 <드림> 속 홈리스 축구팀을 운영하는 황인국(허준석)은 노숙자를 냄새난다고 표현하는 후원사 직원에게 한 마디 던집니다. 영화 <드림>은 노숙자로 구성된 축구팀이 홈리스 월드컵에 출전하는 과정을 다룬 영화입니다.



영화 속 노숙자들은 저마다 사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잘 나가던 회사 사장부터 공사장 사고로 몸을 다쳐 노숙자가 된 사람까지 있었습니다. 이들은 사연의 무게에 눌려 일어서지 못하고 노숙자 생활을 전전합니다. 하지만 축구를 하며 월드컵 진출이라는 목표가 생겼고 이들의 생활 또한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잘 나가는 회사 사장이었던 환동(김종수)은 과거 술과 여자에 빠져 가족을 소홀히 하였고 그때의 부끄러움 때문에 딸을 만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월드컵을 준비하며 방송을 통해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모습을 딸에게 보여주고 싶었기에 힘든 몸을 이끌고 열심히 축구 훈련에 참가합니다.   


영화 <드림> / 출처 : 조선일보


영화 <드림>의 감독인 이병헌 감독은 해당 영화 제작을 위해 10년 넘게 준비해 왔습니다. 감독으로서 이름을 알린 2015년 개봉작 <스물> 이전부터 해당 영화를 위한 준비를 해왔던 것입니다. 이후 1700만 명에 가까운 관람객 신화를 써낸 <극한직업>으로 스타 감독의 반열에 오른 이병헌 감독은 아이유와 박서준을 캐스팅하며 영화 <드림>을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제목처럼 이병헌 감독의 꿈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병헌표 B급 감성을 덜어내고 대중적인 요소를 가미한 이번 영화는 오랜 준비와 호화 캐스팅에 비해 관객수 112만이라는 아쉬운 성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감독 이병헌 / 출처 : 조선일보 Top class 


감독은 한 인터뷰를 통해 이번 영화로 실패했다고 포기하지 않고, 저마다의 ‘드림’을 향해 달려가 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결과보다 과정을 소중히 여기기를 바랐던 감독의 메시지는 영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미지 관리를 위해 홈리스 축구팀 감독을 맡은 윤홍대(박서준) 감독과 이번 축구팀 다큐 제작으로 시청률을 높이고 싶은 이소민(아이유) PD는 홈리스 축구팀에 저마다 다른 목적으로 임했지만 어느 순간 진심으로 이들을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홈리스 국가대표팀은 우승에는 먼 패배 가득한 결과로 대회를 마무리했지만 과정 속에서 삶의 희망을 되찾고 도전할 용기를 얻습니다. 

 

영화 <드림> / 출처 : 네이버 무비


"기억에 의존해 꿈을 꾸게 되면 꿈과 현실을 혼동하지"
 

영화 <인셉션> 속 추출가들은 꿈을 설계할 때 기억에 의존하면 꿈과 현실을 혼동한다고 말했습니다.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과거의 힘들었던 기억 혹은 영광에 사로잡혀 현실을 산다면 우리는 새로운 꿈을 꾸기 어렵습니다. 영화 <드림> 속 주인공들도 노숙자 생활을 할 당시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축구를 통해 이들은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꿈을 향해 달려갑니다. 


과거(去)는 지날 과에 갈 거를 씁니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과거를 기억만 할 뿐 돌이킬 수 없습니다.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것은 오직 미래뿐입니다. 그렇기에 과정은 더욱 소중합니다. 우리의 삶의 대부분은 과정들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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