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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장 계급장 달고 제일 먼저..

군대 폭력이 아직도 남아 있다니?

by 초보촌부


오늘 뉴스를 보니 아직도 군대에서 선임 갈굼이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나니 착잡하더군요.

생양파를 강제로 먹게 하고... 휴 ~~~

이제는 군대 용어마저도 희미합니다.

하루라도 안 맞고 지나가면 오히려 더 공포(?)스러웠던 군 복무 시절 이야기입니다.


명문대 출신의 정훈병은 정말 형처럼 자상한 선임이었습니다.

가끔 정훈실에 들리면 책도 빌려주고, 건빵도 주던 그런 선임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기상나팔을 틀기 위해 일어났고, 취침나팔을 분 후 (녹음기 작동인데 어째 좀 표현이 영 ~)

늦게 내려오던 그는 모든 내무반 일에는 100 % 열외였습니다.


그랬던 그가 병장이 된 후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변했습니다.

매일 저녁이면, 자는 내무반 병사들을 깨워서 몽둥이 춤을 추기 시작을 하더니..

그 몽둥이 춤이 끝나고 나면 취사병에게 술과 안주를 가져오라고 시키고 너무 과격한 변신을 하더군요.


참다 참다가 결국은 제 인내심은 바닥을 보였습니다.

흔 한 말로 들이받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희미 하지만..

'이등병 시절부터 내무반 모든 일에 열외를 하더니, 이젠 병장 달고나니 몽둥이를 들고 설치냐?

병장 달 때까지 내무 생활을 등한시하더니 고생하는 졸병들에게 미안하지도 않냐? "


솔직히 저는 그 당시 제대를 하는 날까지 고된 군생활을 각오했습니다.

다행히 그다음 날부터는 그 정훈병 선임은 제대를 하는 날까지 평온을 유지하더군요.

제가 병장을 달자마자 한 일은 내무반에 숨겨 놓았던 모든 몽둥이를 태운 게 제 첫 임무(?)였습니다.

지금도 궁금하더군요... 그렇게 좋았던 사람이 왜 변했는지?..

군대 이야기는 한도 끝도 없지만, 군대 폭력은 용납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횡설수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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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객기 넘치던 시절의 아련한 군생활 추억입니다.

요즘은 인생에서 추구하고,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했다고 해서 별로 아쉬워하지는 않습니다.

현재의 삶이 불행하다거나 원망을 한 적도 없습니다.

뭐... 세상살이 다 그런 거죠.

내가 이루지 못한 것은, 내 후손들이 이어 갈 것이고, 그 이룸이란 자체에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변명 치고는 좀 허술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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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수시로 저 자신에게 칭찬을 자주 합니다.

잘 정돈한 장작더미를 보고..

혼자서 화목난로 연통 교체를 하고 난 후에도..

배추 25 포기를 혼자서 낑낑거리면서 김장을 하고 난 후 쌓아 놓은 김치통을 바라보면서..

겨울 간식거리로 은행 열매를 열심히 세척 후(냄새 극심....) 말리고 딸들에게 줄 생각에 흐뭇해하고..

저 스스로에게 칭찬을 하는 것도 제법 재미가 쏠쏠한 요즘입니다~~~


아직도 남아있는 여분의 삶에 수시로 감사한 마음을 지니게 된다면 허풍으로 들리 수는 있겠지만

평온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았음 하는 평범한 촌부의 소박한 바람입니다.


그나저나 이 혼란스러운 정국이 빨리 안정을 찾아가야 하는데..

그 자리가 뭐가 좋다고 뭉개고 앉아 있는지.. 배짱도 없고.. 무능하고..

무능하고 가식적인 군생활을 했던 몽둥이를 휘두르던 그 선임병이 떠 오릅니다.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호구 병장'이 된 그 선임병이 그 누군가와 오버랩이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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