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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독한 사차원 Jan 30. 2024

엄마의 위로법.

더 울어, 맘껏 울어.

어렸을 때는 누군가가 울면, 울지 말라며 상대의 마음이 아닌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나의 속상한 마음과 온전히 전할 수 없는 안쓰러운 마음까지 한 문장에 고이 넣어 상대방에게 휴지를 쥐여주는 게 최선의 위로 방법이라 생각했었다.


‘그렇게 건네어지는 위로 속 학습된 언어는 이제껏 누구를 위한, 어떠한 위로였을까..’


성인이 되어서 아무도 모르게 꾸역꾸역 목구멍으로 내린 음식들로 숨겼다고 생각했던 눈물은 결국 소화시키지 못해 사이를 비집고 나왔다.


그러자 엄마는 등을 토닥이며

“울어, 참지 말고 더 울어”


그렇게 마음 시원해질 때까지 울라며 휴지를 들고 기다려주었다.


그날 엄마의 위로는 이후에 찾아온 울음들을 더 이상 부끄럽지 않게 만들어 주었다.



사실 울다 보면 배가 아플 때, 똥을 참을 수 있을 것 같았다~말았다~ 하는 것처럼

울음도 잠깐 멈추게 되는 타이밍들이 있었다는 솔직한 순간을 친구에게 공유했더니 친구도 이미 경험이 있어 공감한다며 깔깔대며 웃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는 울다가도 잠깐 울음이 멈추어지는 순간에는 똥얘기로 울음을 공감했던 친구랑 박장대소를 했던 상황이 생각나면서 조금이라도 마음 먹먹한 순간에 피식할 수 있는 추억거리 하나를 찾아내어 나만의 위로법을 또 하나씩 더해간다.


또 다른 친구는 주기적으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일부러 울어버린다고 했다. 그 고백을 듣고

‘남들도 저마다의 방법으로 자신을 표출하며 위로하고 살아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남들 앞에서 우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해 눈물을 참고만 살았는데, 솔직한 감정 표현과 해소 방법을 찾아간다는 건 지극히 건강하고 중요한 일임을 엄마의 위로에서 부터 찾게 되었다.


삶을 이해하는 과정을 주변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소중한지,
무엇을 깨닫고 말고를 떠나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마음껏 웃고 울면서 풍부한 감정들과 함께 살아가고 싶다.

나에게는 마음껏 울라며 위로를 해주었던 그날의 엄마는,

붉어진 눈시울로 자신은 애써 눈물을 참아내는 모습을 알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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