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Chicken Pox (수두)
영광의 상처
일식집에서 파트타이머로 일하며 일본식 꽃새우 튀김과 어깨너머로 롤과 초밥을 배웠다. 남편과 아이가 초밥이 먹고 싶어 할 땐 수산물 도매상에서 생선을 사 온다. 초밥과 롤을 만들면서 혼자 꽁시랑 댔다. "새우를 기가 막히게 튀겨서 팁으로 20불 받은 사람이야." 누가 물어봤나. 안물안궁이라고.
몇년 전 집에서 사부작 대며 만든 하마치 롤과 초밥(좌)/ 모둠 롤(우)
운명의 장난인가. 현재 근무 중인 골프 클럽에서도 프라이어와 생선 파트를 맡았다. 껌딱지 기름 친구. 마지막 오더 뽑으면서 집중력이 떨어졌나. 연어 뒤집다가 왼쪽팔에 발연점까지 끓어 올린 기름이 옴팡지게 튀었다. 찬물에 담가도, 화상 연고를 발라도 화기는 쉽사리 빠지지 않았다.
하룻밤 지나니 더 수두 같은 화상 자국 시간과 몸의 수고로움을 밥상에 오르는 밥과 반찬, 우리 가족 편히 쉴 공간, 자동차에 넣을 기름으로 바꾸며 생긴 영광의 상처. 뜨거움은 고통으로 바뀌었고 이마에 내천자가 더 깊이 파였다. 아파서 웃지 못하는 내게, 아들 녀석은 빙구 미소를 띠며 말했다. "와 chicken pox다." 농담으로 상황을 한방에 정리하는 유쾌함을 배웠다. 물집 생기지 않아 다행이다. 이만하길 다행이다.' 위로하며 지쳤던 하루의 고단함도 털털 털어낸다.
백일 쓰기/ 넷째 날 (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