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힘들 때 나의 옆을 지켜주었던 네가 있었기에...
TO. 나의 소중한 글 동무에게.
오랜만에 컴퓨터 앞에 앉아본다.
약간의 귀차니즘에 빠졌던 것 같다.
그동안은 너라도 만나지 않으면
내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어서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는데...
이제 제법 마음에 여유도 생기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며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내려놓아지면서
나의 단짝 친구였던 너를
멀찍이 떨어뜨려놓았던 것 같다.
그동안은 너 없이는
못 살 것만 같았는데...
이제는
'산'도 친구가 되어주고
'도서관'도 친구가 되어주고
'자전거'도 친구가 되어주고
심지어 내가 가르치는 어린아이들까지도
내 동무가 되어주는 느낌이 들어
내 안에 가득했던 외로움이라는 녀석과
이별하기로 했어.
나름 친구가 생기면서
너를 멀리하게 된 건 아닌가 싶다.
그래도 글 친구, 너는
나의 깊은 내면을 어루만져 준
아주 고마운 친구이기에
너의 곁을 떠날 수 없단다.
그래서 가끔이지만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아
한 글자 한 글자 내뱉어 본다.
네가 있어서 나의 소중함을 깨달았고
너로 인해 내 손에 닿아있는 아이들의 소중함도
더 깊이 느낄 수가 있었다.
고맙다. 친구야.
타인의 시선 따위 상관하지 않을 만큼
배짱도 생겼고
나만의 매력과 독특함을
개성으로 느끼고 안아줄 넉넉한 마음도 생겼어.
나만 알고 싶은 보석 같은 너.
나처럼 아파하는 친구에게 너를 소개해 주고프다.
아무한테나 아무렇게 소개해 주고 싶지는 않네.
넌 나에게 그만큼 소중한 존재이니까...
부끄 고릴라라 수줍음이 유난히 많아
부끄럽지만 고백해 본다.
'사랑한다. 내 친구야.'
묵묵히 내 이야기 귀담아 들어주고
어떠한 편견과 판단 없이 나를 대해준 너.
나도 너처럼 누군가에게
소중한 친구가 되고 싶다.
네가 보여준 사랑처럼 말이야...
From. 부끄 고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