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점 록
낙엽이 지는 건
떠날 때를 알기 때문이다.
바람은 말 없이 등을 밀어내고
햇살마저 더 멀리서 웃는다.
가장 고운 빛은
스스로를 비워낸 색
정직한 고백만이
이 계절을 견디게 한다.
마음밭에는
생각의 열매가 조용히 익어가고,
이제는 쉼을 닮은
숨결이 서서히 스며든다.
이제 나는
묵상처럼 깊어지는 이 계절에
낮은 호흡으로
인생의 가을을 써 내려간다.
작가의 메모 :
가을은 비워내는 법을 가르쳐 준다.
잎이 떨어지는 건 끝이 아니라, 다가올 봄을 위한 약속이다.
살다 보면, 붙잡는 일보다 놓아주는 일이
더 큰 용기와 성숙을 필요로 할 때가 있다.
차가운 겨울을 묵묵히 맞이하는 가을의 마음처럼,
조용하지만 흔들림없이 단단한 사람이고 싶다.
바람이 스쳐 지나가도 중심을 잃지 않고,
오히려 그 서늘함 속에서 더 깊고 맑게 빛나는,
그런 인생의 가을을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