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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괄량이 Dec 08. 2023

싱글 인 서울은 사실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싱글 인 서울 관람평









개봉

2023.11.29.


출연 

임수정 , 이동욱 


등급

12세 관람가


장르

멜로/로맨스, 코미디


러닝타임

103분








영화 싱글 인 서울은 '싱글'을 강조한 제목과 다르게


 '사람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보였다.


영화를 본 후 내가 캐치한 2가지 메세지를 나눠보고자 한다.





# 관계 속에서 일방적인 피해자는 없다


영화의 주인공은 이동욱(영호)와 임수정(현진)이지만 나는 이동욱(영호)와 이솜(주옥)의 이야기가 더 메인처럼 느껴졌다. 영화 초반부 영호의 시점에서 첫사랑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픔으로 끝나는 첫사랑 클리셰처럼 영호의 첫사랑도 나쁜여자 주옥에게 당했다는 이야기로 흘러간다. 



그치만 후반부 주옥이 등장하면서, 영호의 기억 중 몇몇 장면이 왜곡된 것이었음이 드러난다. 영호가 책의 내용을 위해 주옥과의 이야기를 꾸며낸 것은 아니다. 영호는 정말로 그 기억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영호가 이렇게 기억하는 이유는 분명 주옥과의 관계에서 본인이 상처받은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주옥의 입장은 어땠을까. 영호는 대학을 나왔고 신춘문예를 준비하고 있었다. 주옥은 하고 싶은게 많았지만 호텔에서 일하며 돈을 벌고 있었다. 영호는 사랑하는 주옥에게 '내가 당선만 되면 너 책임질게' 라 말했다. 멋진 남자친구가 되기 위해, 주옥을 위하는 말이었을지 몰라도 주옥은 이 말을 듣고 헤어짐을 결심했다 한다. 본인 스스로 책임지는 삶을 개척하고 싶어서

영호는 주옥에게 상처를 주려 한 것이 아닐거다. 그런데 주옥에겐 상처가 됐다.



영호는 주옥에게 상처를 주었지만, 일방적으로 주옥에게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는 우리만의 렌즈로 우리가 속한 관계를 바라본다. 내가 속한 관계에서 과연 나만 상처받았을까?


관계 속에 일방적인 피해자는 없다.







#건강한 관계에 대한 정의



극 중 영호는 혼자인게 너무나 좋은 남자다. 혼자여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마음껏 즐기며 산다. 그게 멋있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런데 그가 이렇게 혼자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현진이 영호에게 에세이 출판을 부탁하면서 영호의 '혼자'가 관계에서 받은 상처때문에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첫사랑 주옥과의 관계에서 받은 상처를 시작으로 줄줄이 만나는 여자마다 영호를 떠난다. 영호는 이렇게 상처받을바에 혼자가 낫겠다로 시작해서 혼자인게 더 좋다로 발전한 케이스다. 이런 이유로 혼자가 좋아진 아니, 혼자가 좋다고 믿는 영호다. 영호의 모든 연애는 영호의 입장을 100%반영해 그려졌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한 상대방의 상처는 드러나지 않았다.영호의 연애가 모두 실패로 끝난 이유는 영호만의 문제도 여자친구만의 문제도 아닌, 둘의 관계에 대한 문제였을거다. 


이 점이 드러나는 대목은 현진과 새 엄마의 대화속에서다. 현진의 아버지는 재혼을 했다. 몇 십년동안 서로 다른 생활을 해오던 중년의 남녀가 같이 살게 된 것이다. 현진은 혼자였다가 같이 사는게 불편하지 않으세요라고 묻는다. 새엄마는 불편하지 않다. 같이 있어도 혼자일때처럼 나를 존중해주는 관계라면 불편하지 않다고 답한다. 


이 대화에서 드러나듯 어떤 관계라도 나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는 관계라면 혼자이든 같이든 불편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영화가 주고 싶은 메세지는 이거구나 느낀 장면이었다. 혼자가 편해서 혼자가 좋아. 이 말은 같이 있을 땐 내가 '나'일 수 없기 때문에 싫다는거다. 

그러니 같이 있을 때에도 '내'가 될 수 있는 관계를 찾는데 우리는 집중해야 한다. 


영호의 연애가 줄줄이 실패한 이유는

영호도 여자들도 그 관계 속에서 온전히 '나'로 존재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현진과 영호의 관계는 서로를 위한 관계이면서 동시에 스스로를 위한 관계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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