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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샘 May 14. 2023

열 명의 친구도 부럽지 않은 인생 음악

용기가 불끈 생기는 노래

  이런 노래를 들으면 위험해지니 절대 듣지 말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감동받고 힐링하기 위해 듣는 노래가 위험하다니요? 일명 ‘수능금지곡’이라 불리는 노래인데요. 수능시험을 볼 때 머릿속에 계속 맴도는 가사로 시험공부나 시험을 볼 때 방해를 주는 노래를 뜻합니다. 신조어였는데, 이제는 국어사전에도 등재되어 있네요. 

 시험보다가 머릿속에서 하이라이트 부분이 맴돌면 참 난감하지요. 저도 호기심에 들었다가 마성의 늪에 빠져서 자꾸 흥얼거리게 되더라구요. 공부하다 졸리거나 운동할 때는 이만한 명곡이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수능을 앞둔 수험생은 절대 조심하기 바랍니다. 예를 들면 이런 노래들입니다. 


  SS501 U R Man(일명 암욜맨)

  샤이니 링딩동

  프로듀스 101 픽미

  영탁 찐이야     


 그럼 자존감이 낮아져 힘이 나지 않을 때 듣는 음악도 있겠죠. 영화,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난관을 극복하기 시작할 때 함께 울려퍼지는 노래가 있을 겁니다. 영상을 혼자 보다가 괜히 혼자 눈물이 쏟아지기도 했는데요. 슬픔의 눈물이 아니라 감격의 눈물이죠. 선수가 금메달을 땄을 때 온 국민이 흘리는 그런 눈물 말입니다. 


 2019년 개봉한 영화 <알라딘>은 뮤지컬 영화입니다.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실사영화인데요. 가이 리치 감독의 이 영화는 국내 천만 관객을 돌파할 만큼 인기가 좋았습니다. 뮤지컬 영화인만큼 우리의 눈과 귀를 호강시킵니다. 지니(윌 스미스)의 ‘Friend Like Me’는 어깨를 들썩이게 하고, 알라딘(메나 마수드)과 자스민 공주(나오미 스콧)의 ‘A Whole New World’는 우리를 동심으로 돌아가게 하지요. 

 특히 만찢녀(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빼어난 미모) 자스민 공주가 부르는 ‘Speechless’를 듣고 있자니 영화의 제목이 <알라딘>이 아니라 <자스민>인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그만큼 이 노래는 임펙트가 강했습니다. 악당 자파의 야욕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곡으로 자스민의 생각을 격정적으로 드러냅니다. 

 대담, 결의, 포부, 용기 등을 대변하는 ‘Speechless’들어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이 부분에서 용기의 활화산이 분출합니다. 

  I won’t be silenced                   나는 침묵하지 않을거야

  You can’t keep me quiet             당신은 나의 입을 막을 수 없어

  Won’t tremble when you try it       그렇다해도 난 떨지 않을거야

  All I know is I won’t go speechless  난 침묵하지 않을거라 확신해    

 

 박새로이의 사이다같은 속시원한 복수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도 OST 맛집입니다. 하나라도 버릴게 없습니다. 멘탈을 강하게 만들어주는 하현우의 <돌덩이>, 특이한 음색으로 듣는이의 공감능력을 향상시켜줄 것 같은 김필의 <그때 그 아인> 등. OST 노래 하나하나가 그냥 미쳤습니다. 그 중에 새해가 시작되었을 때, 목표가 생겼을 때 나의 의지를 최대치로 끌어주는 노래가 있습니다. 가호의 <시작>입니다. 


  I can fly the sky

  Never gonna stay

  내가 지쳐 쓰러질 때까진

  어떤 이유도

  어떤 변명도

  지금 내겐 용기가 필요해     


 이 노래 들으면서 사소한 일로 상처받지

 말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 보세요. 설렘반 걱정반으로 시작하는 일이 있다면 이 노래가 딱입니다. 박새로이라는 가상의 인물에 나를 투영시키고 노래 들으면서 힘내기 바랍니다. 몇 번 듣고 나면 무언가 하고 싶다는 의지가 요동칠 것입니다. 


  친구의 위로, 부모님의 보살핌, 선생님의 조언보다 노래 하나가 더 힘을 줄 때가 있을겁니다. 덤으로 이런 노래도 추천합니다. 

   This Is Me   영화 ‘위대한 쇼맨’ OST

   Let It Go     영화 ‘겨울왕국’ OST

   Into the Unknown  영화 ‘겨울왕국2’ OST

   Prince Ali          영화 ‘알라딘’ OST

   We Are the Champions   퀸

   Try Everything     영화 ‘주토피아’ OST

   Butterfly           영화 ‘국가대표’ OST

   Happy Song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OST, 멜로망스

   Starlight          드라마 ‘스물하나 스물다섯’ OST, 태일


 고속도로에서 역주행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지죠. 역주행은 다른 차량들이 달리는 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것을 뜻하는데요. 제정신이 아니고서야 역주행을 하지는 않죠.

 가요계 역주행은 좀 다릅니다. 음반 발매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 인기가 급상승하여 차트를 휩쓰는 노래를 뜻하는데요. 가장 많이 알려진건 EXID의 <위아래>, 브레이브 걸스의 <롤린>이죠. 


 <알쓸인잡>이라는 프로에서 출연자들이 역주행하는 노래에 대해 짧게 이야기 나누는 걸 보았습니다.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인데요. 알아보니 2007년 <비밀번호 486>으로 인기가요 1위한 이후 <사건의 지평선>으로 15년만에 인기가요 트로피를 거머쥐게 되었다고 합니다. 

  제가 과학 쪽에는 젬병이라는 걸 폭로할 수 밖에 없겠군요. 저는 범죄사건을 말하는 줄 알았습니다. 어린 시절 셜록 홈즈 마니아였고, 드라마에 살인사건 한두 건 정도는 나와줘야 관심을 가지는 저였기에 물리학 용어인 줄은 꿈에도 몰랐죠.  


  <알쓸인잡>에서 김영하는 “노래 제목으로 너무 좋은 것 같다. 블랙홀에 대한 다큐를 봤는데, 다큐의 제목이 '블랙홀, 사건의 지평선에서'였다", RM은 "넘어가면 돌아올 수 없는 걸 '사건의 지평선'이라고 한다고 하더라. 윤하 누나가 원래 양자 역할을 좋아한다고 들었다", 김상욱 교수는 "그래서 직접 만나 뵀다"라며 다들 가수 윤하에 대해 극찬을 하더라구요.


  덩달아 저도 노래의 제목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영어로는 'Event horizon'. 블랙홀의 경계면이자 어느 영역 바깥쪽의 관찰자와 상호작용할 수 없는 '시공간의 경계면'이라고 하는데요. ‘사건의 지평선’ 안으로 진입하면, 그 내부의 일은 아무도 알 수가 없답니다. 정확하고 자세한 설명은 과학 전문가가 해 주실 겁니다. 관련 과학책을 읽어보면 더 좋겠죠. 연인과 헤어진 감정을 과학 용어와 융합하여 명곡으로 승화시키다니. 가수 윤하야말로 우주만한 가요계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 아닐까 싶습니다.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던 윤하는 유튜버 채널에서 ‘사건의 지평선’이라는 키워드에 감명받아서 이 곡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소속사 사장님도 돈에 신경쓰지 말고 아티스트로서 만들고 싶은 곡을 써보라고 하셨대요. 그냥 마음가는대로 썼는데, 대박이 나고 말았죠. 심지어 몰래 카메라가 아닌가 의심도 했다는데요.


 본인이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다 보면 언젠가는 윤하처럼 그 가치를 재조명 받는 날이 온다는 걸 확인하셨죠? 십대 여러분에게 인생 역주행 해보자고 하기에는 좀 이른가요? 말을 좀 바꾸어 여러분의 가치를 재조명 받기를 바랄께요. <사건의 지평선> 꼭 들어보시고 여러분의 과학적 호기심도 채우길 바랍니다. 


 자, 이제까지 노래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았는데요. 노래 하나에 꽂히면 듣는 순간 감동은 기본이고, 가수도 궁금해지고, 가사의 뜻도 해석해 보게 됩니다. 숨은 의미와 배경 지식을 탐구하다 보면 지식의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게 되지요. 노래가 궁금해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관련 지식을 찾는 과정이야말로 공부의 본질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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