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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lie Kim Nov 05. 2024

말(言語)의 무게

전화위복의 기회

지난주, 본의 아니게 실언을 하여 여러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한 일이 있었다. 그 의도를 떠나 불편한 마음에 이런저런 잡념에 휘둘리며 정신적으로 힘든 한 주를 보낸 것 같다.


우리는 이미 말의 무게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을 수도 있지만, 말 한마디로 오랜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지기도 한다. 우리의 말은 마음을 전하고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는 중요한 수단이지만, 그 무게를 간과할 때 예상치 못한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더욱이, 그 상처는 상대방에게 머무르지 않고 나에게 돌아와 마음을 무겁게 한다. 그렇게 때문에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남에게 상처를 주었을 때나, 반대로 내가 상처받았을 때 성숙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우리의 정신건강과 인간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상대적인 인간관계에서 정답이 있을 수는 없겠지만, 누군가에게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었다면, 우선 진심 어린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먼저, 나의 입장을 설득하려 하기보다 상대방에 대한 미안함을 진심을 담아 사과하는 것이 상처 치유의 첫걸음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고 나서 나의 진의를 전달하면서 오해를 풀어도 결코 늦지 않기에... 때로는 사실관계의 전달보다는 상대의 감정을 먼저 배려하며 접근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더 효과적인 경우를 보게 된다. 그런 이후에 진심 어린 사과와 일치하는 행동까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시간이 갈수록 커져가는 상처를 줄이는데 최선을 다할 수 있다.


때로는 반대로, 우리는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으로 인해 상처를 받기도 한다. 그런 상황에서는 상처받은 감정을 솔직히 인정하고, 감정을 억누르기보다는 그대로 느끼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치유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상처의 원인을 스스로 돌아보고, 상대방과의 소통이 필요하다면 나의 감정을 담담하게 표현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 사실 남을 비난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좀 힘들더라도 솔직한 감정 전달을 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좀 더 돌아가는 길처럼 느껴져도 이 길을 택하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될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받고 그 감정을 다루는 다양한 심리 치료의 이론 중에 수용 전념 치료 (ACT - Acceptance Commitment Therapy)라는 접근법이 있다.


ACT는 상처를 주는 감정이나 고통을 억누르거나 없애려고 하기보다는 수용하고, 삶의 가치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도록 조언한다. 상처를 받는 것은 불가피한 삶의 일부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 상처를 견디는 대신 내가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예를 들면 올바른 인간관계, 자기 성장, 자존감등에 더 집중하도록 돕고 이를 통해 상처를 받은 상황에서도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치료방식이다.


ACT와 관련된 책들을 찾아 읽을 정도로 찝찝한 한 주를 보내면서 나에게 가장 큰 힘이 되었던 것은 좋아하는 일들에 좀 더 몰두하면서 마음이 통하는 가까운 이들과 시간을 내어 연말연초의 소소한 여행 계획을 세운 따뜻한 교감의 순간들이었다. 어찌 생각하면 이러한 상처를 주고 받는 말들은 마음속에 정리되지 않은 나의 모자란 마음이 준비되기도 전에 말로 표현된 것일 수도 있다.


어쩌면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받는 일은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상처를 준 사람을 탓하거나 의기소침한 채로 살아가는 것은 내 삶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마음자세이다. 그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은 결국 나와 내 주변으로 전달되기에 우리는 반드시 그 상처를 건강하게 극복하고 성장의 기회로 삼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종종 접하는 이러한 상황들을 우리의 삶을 정비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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