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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론 Oct 21. 2024

살아야 하는가

앞으로 좋은 일이 많을 거란 말에,

싱긋 웃어넘겼다.

앞으로 좋지 않은 일도 많을 거란 생각과 함께.


살아야 하는 걸까.

이토록 힘들고 아픈 일들이 가득한데,

살아가야 하는 걸까.


희망만을 바라기 어렵다.

나태함과 절망적인 시간이 스쳐간다.

이 절망마저 고통스러운 후회가 되겠지.




흐린 구름 사이에 피어나는 빛조차 흐릿하다.

피어나고 싶은 꽃도, 맺히고 싶은 열매도 되기 싫다.

그저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고 싶다.


부지런히 시계태엽은 돌아간다.

태업했던 지난날들도 돌아간다.

내 생각들도 함께 꼬여간다.


풀어내지 못한 서랍장 속 목걸이처럼,

짓밟힌 나의 오늘을 끌어안고 잠에 든다.

내일도 눈을 떠야 하나, 떠야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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