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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로 Mar 01. 2023

왜 어른과 아이의 버스비는 다를까?

4차원의 세상

왜 어른과 아이의 버스비는 다를까?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성인 요금과 아이 요금이 나누어져 있다.

출처: 원주시 교통관리과

별 생각 없이 지나치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문득 버스 옆자리에 앉은 초등학생 아이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한 자리 차지하는 건 똑같은데, 왜 교통비를 다르게 받지?’


그렇게 시작된 생각은 꼬리를 문다. 

그래, 뷔페나 음식점은 아이들이 조금 먹으니까 덜 내는게 당연할 수 있다. 

근데 어차피 이 아이나, 나나, 저기 앉아계신 할머니나, 한 자리씩 차지하는건 똑같지 않은가?


이러한 대중교통 이용가격 차별화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첫 째는, 경제적인 이유이다. 

‘가격 탄력성’이라고 하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가격 탄력성이란 가격이 변화하였을 떄, 수요량이 얼마나 변화하는지를 나타낸 경제 지표이다.


예를 들어보겠다. 

A는 평소 5000원 짜리 음료수를 매달 100개씩 구매하였다고 가정해보자. 

5000원짜리 음료수의 가격을 갑자기 5100원으로 인상하였을 때, A가 화가 나서 수요량을 0으로 줄여버렸다면, A는 가격에 매우 ‘탄력적’인 소비자이다.


같은 상황에서 B는 가격이 상승했음에도 이 음료수를 포기할 수가 없었기에 수요량을 100개로 유지하였다. B는 가격에 ‘비탄력적’인 소비자이다.

즉, 기업의 입장에서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탄력적인 소비자에게는 가격을 내리고, 비탄력적인 소비자에게는 가격을 올리는 전략을 취할 수 밖에 없다.


가격 탄력성의 개념을 이제 대중교통에 적용해보자.

어른과 아이 사이에는 탄력성에 차이가 존재한다. 어른은 아이들과 비교하였을 때 상대적으로 대중교통의 이용이 필수적이다. 출퇴근을 하려면, 사회활동을 하려면, 대중교통 가격이 오른다고 하더라도 ‘아 안타고 말지’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 상대적으로 아이들은 대중교통의 이용이 어른에 비해 필수적이지 않다. 

즉, 버스 기업의 입장에서 어른은 ‘비탄력적’인 소비자이고, 아이들은 ‘탄력적’인 소비자이다.


대중교통이 처음 등장하였을 때에는, 각각 한자리를 차지하는 어른과 아이는 같은 가격을 내고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최대한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버스 기업은 탄력적 소비자인 아이들의 가격은 인하하고, 비탄력적 소비자인 어른의 이용가격은 인상하게 된 것이다.


아이들의 대중교통비가 낮은 것은 사회적 측면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어른과 달리 수입이 없는 아이들에게 비싼 대중교통비는 부담이 된다. 

가격 인하를 통해 아이들의 부담을 줄여주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한다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아이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교통체증 등 다양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된다.

또한, 아이들의 대중교통비 할인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어른들의 양육비 부담을 줄일 수도 있다.

어른과 아이의 대중교통 이용비 차별화는 다양한 요인으로 인한 하나의 결과이다.


당연해 보이던 삶의 모습이지만, 이유를 물으면 더 입체적인 세상을 마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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