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셀셔스 Sep 13. 2023

늘 뜻밖에 마주치는 K-POP 인기

하버드 서점 추천도서 = 방탄소년단 10주년 기념 책

한국에 있을 때, 외신발 K-POP 인기에 대한 기사를 접하면 마음속으로 의구심이 한편으로 들었었다.

'저게 과연 진짜일까?' '우리끼리 오버해서 해석하는 거 아닐까?' 그런데 미국에 살다보면, K-POP과 한국 문화에 대한 인기를 뜻밖에 마주치는 순간들이 있다.


에피소드 1. 가장 있기 있는 미국 학교 방과 후 교실은 'K-POP 댄스 클래스'

한국에 갔다가 사무실로 복귀하며 미니 약과를 잔뜩 사 와서 다 같이 나눠먹었다. 그런데 한 명이 나에게 개인적으로 이메일을 보냈다. "딸이 K-POP 팬이라 그런데 한 개만 갖고 가서 나눠줘도 될까?" 사실 그분을 위한 선물은 따로 준비하고 있었던 터라, 그러실 필요 없고 제가 따로 드리겠다고 했다. 선물을 주면서 들어보니, 이 백인 미국 중년 남성이 '방탄소년단'은 물론 데뷔한지 얼마 안 된 '뉴진스'까지 알고 있는 것이었다. 방탄소년단은 워낙 인기가 많으니 그렇다 쳐도, 어떻게 뉴진스를 아냐고 깜짝 놀라서 물어보니, 딸이 방과 후 교실로 K-POP 댄스를 배우고 있고, 학교를 차로 데려다주는데 늘 K-POP 노래를 들어서 어쩔 수 없이 알게 됐다는 것이다. 케이팝 댄스 방과 후 교실은 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에피소드 2. 한국어를 잘하는 건 특권

인도인 친구와 영어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인도는 언어가 100가지가 넘기 때문에 공용 교육은 영어로 된 교재를 갖고 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미국에서 만나는 인도인들은 인도 억양이 있을지언정 영어를 매우 잘한다. 반면 내가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어로 교육을 받고, 영어는 시험용이라 회화와는 별 상관없다고 하며, 영어로 말하고 일하는 게 힘들다는 걸 토로했다. 그랬더니 인도인 친구가 "대신 너는 블랙 핑크가 뭐라고 말하는지 알아들을 수 있잖아! 너무 부러워~!"라고 말한다. 이제는 한국 문화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한국어로 듣고 말할 수 있는 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에피소드 3. 방탄소년단(BTS)의 인기

BTS의 인기는 두말할 것도 없다. 미국인 남자친구 제이의 가족은 뉴욕시 북쪽의 코네티컷 주에 사는 전형적인 백인 중산층 가정이다. 얼마 전 제이의 부모님 집에 방문했고 10살짜리 제이의 (여자) 조카도 놀러 왔다. 그런데 가만히 들어보니 이 조카가 최근에 방탄소년단 정국에게 빠졌다는 것이다. '정국이랑 결혼하고 싶다'라고 까지 말한다. 조카는 유튜브로 정국이 나온 예능을 보고 있었다. 당연히 이 미국 꼬마 아가씨는 한국어를 이해하지 못하는데도 영상을 보고 있다.


캠브리지에 위치한 하버드 대학교 바로 앞에는 1932년에 처음 오픈한 하버드 서점 (Harvard Bookstore)가 있다. 하버드에 관광 오는 관광객들에게도 코스 중 하나이다. 나는 그간 기회가 없어 한 번도 가보지 못하다가, 얼마 전 짬을 내어 가 봤다. 그런데 이 서점 메인에 스태프 추천 도서로 바로 '방탄소년단 10주년 기념 책'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 제이의 조카도 이 책을 샀다고 한다.


이렇게 K-POP과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 문화 덕분에, 한국을 모르는 사람이 없어서 나의 외국생활이 한결 수월하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작가의 이전글 보스턴의 아메리카노는 왜 이리 맛없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