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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롱이 Oct 07. 2023

백반(白飯)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백반(白飯)을 "잡곡을 섞지 아니하고 흰쌀로만 지은 밥." 또는 "음식점에서 흰밥에 국과 몇 가지 반찬을 끼워 파는 한 상의 음식"이라고 설명한다.


백반은 '흰밥'이 아니다. '백(白)'은 '희다'는  뜻도 있지만, '비다', '가진 것이 없다'는 뜻도 있다. 백반은 밥이 희어서 백반이 아니라 아무런 반찬이 없는 밥상을 말한다.


국(羹)과 밥(飯)은 한식 상의 기본이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백반이다. 밑반찬은 반찬이 아니다. 밑반찬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장(醬), 지(漬), 초(醋)에 속하는 것들이다.


음식평론가인 황광해 씨는 "백반은 반찬이 없는 밥상, 밥+국+장, 지, 초의 밥상이다."라고 표현하였다. 밑반찬 중 김치, 나물무침 등은 지(漬)에 속하고 초(醋)는 식초, 장(醬)은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담북장 등 모든 장류를 포함한다. 장, 지, 초는 밑반찬이지만 정식 반찬은 아니다.


밥은 냄비밥, 돌솥밥, 전기밥솥, 압력밥솥 등 밥 짓는 기구 또는 쌀밥, 콩밥, 잡곡밥, 채소 밥, 해물 밥 등 쌀에 더 해지는 식재료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맛볼 수 있다.


국은 된장국, 김칫국, 배춧국, 아욱국, 콩나물국 등 제철 식재료에 된장, 고추장, 간장 등으로 맛을 더한다.


밑반찬들은 평범한 제철 식재료들이 대부분이지만 지방 음식의 특성을 띠기도 한다. 해안 지방에서는 신선한 해산물로 만든 밑반찬이, 산간 지방에서는 좀 더 다양한 종류의 제철 나물이 밑반찬으로 오른다. 타지역에선 맛보기 힘든 별미 밑반찬도 드물지만 맛보기도 한다.


백반집 메뉴판을 보면 제일 가격이 싼 백반(혹은 정식이라고 쓰여있다.) 외에 찌개백반, 순두부백반, 불고기백반, 생선구이백반 등이 쓰여 있는 것을 자주 접한다. 이 표현은 밥과 국, 밑반찬으로 차려진 백반에 반찬 한 가지가 더해진 밥상을 뜻한다.


여행하다 보면 ‘가정식백반’ 이란 문구가 쓰인 식당을 자주 목격한다. 식당에서 손님들이 어머니가 차려준 집밥처럼 정성이 담긴 상차림을 맛보게 하려는 의미인 듯하다. 그렇다. 백반은 수수하고 소박하다. 평범하지만 집밥처럼 친근하고 푸근하다.


좋은 백반집의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담겨 있다. 끼니마다 밥과 찬을 걱정하는 어머니 마음처럼….

구 안동역 벽화(사진작가 최민식의 사진을 벽화로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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