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식당은경북영천블루캐슬모텔건너대로변에있는중국집이다. 2019년 영천 여행 때 처음 찾았다. 중년 남 사장님은 서빙 및 손님 응대하시고, 주방은 연세 드신 시아버지와 며느님 두 분이 계셨다.
시아버지청년시절부터개업해 50여년영업중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이후로 1대사장님은은퇴하시고중년의아들부부가대를이어영업중이다.
신선한 채소와 주문 후 뽑은 생면을 사용한다. 메뉴는 짜장면, 짬뽕, 우동뿐이다. 가스 불 대신 화력 좋은 연탄불을 계속 사용 중이며 불 꺼지면 영업을 못 해 새벽 4시경 남 사장님이 연탄불 갈아 주는 일을 한다.
결제는 현금만 가능했다.(현재는 계좌이체도 가능하다.) 독특하게 짜장면, 짬뽕을 시켜 큰 밥그릇에 담은 막걸리와 함께 먹는 손님들이 많았다. 현재는 잔술 대신 막걸릿병으로만 팔지만 잔은 예전처럼 밥 그릇을 내준다.
첫날 짬뽕을 먹고 현금이 없어 계좌 이체해 드리려 하는데 남 사장님이 괜찮다며 나중에 또 오라고 하셨다. 고마움을 간직했다. 다음날 미리 현금을 찾아 다시 들렸다. 짜장면과 막걸리 잔술을 마시고 전날 먹은 짬뽕값과 함께 계산했다. 그날 먹은 짜장면과 막걸리가 늘 가슴에 남아 있었다.
2024년 9월추억속짜장면과막걸리를떠올리며다시찾는다.
2019년 전경(사진 좌측)/2024년 9월 전경(사진 중앙)/2024년 9월 타고 남은 연탄재(사진 우측)
이유 있는 꿀조합
2019년 광명식당 짜장면을 처음 맛봤다. 주문 후 뽑은 첨가제 사용 적어 보이는 뽀얗고 넓적한 부드러운 생면을 삶아 그릇에 담고 돼지고기와 파, 양파, 당근 등 신선한 채소, 춘장 등을 섞어 화력 좋은 연탄불에 기름 적게 사용하여 볶은 삼삼한 짜장 양념을 붓는다. 김이모락모락난다. 즉석에서조리한증거다.
짜장면 한 젓가락 후루룩 먹고 넓고 깊은 밥 그릇 속에 담긴 시원한 막걸리를 들이켠다.
검은짜장면과하얀막걸리의색감은대조적이지만맛은묘하게잘어우러진다. 짜장면과 술이 된 고봉밥을 먹은 느낌이다. 먹다 보면 약간 텁텁하고 느끼해질 수 있는 짜장면의 기름진 맛을 새곰한 막걸리가 시원하게 달래준다. 꿀조합이다.
단골분들이함께먹는데는반드시이유가있다.
2019년 광명식당 짬뽕(사진 좌측)/2019년 광명식당 짜장면과 막걸리(사진 우측)
2024년 9월 10시 50분쯤 광명식당 문 앞에 선다. 5년 만이다. 식당좌측구석에타고남은연탄재가보인다. 여전히연탄불로음식을만든다는물증이다.
11시 문 여는 시간이라 식당 앞을 서성인다. 남 사장님이 출입문을 열고 나와 더운데 안에서 기다리라고 한다. 첫 손님이다. 자리에 앉아 식당 내부를 살펴본다. 5년 전과 변한게 없어 보인다. 짜장면과 잔술을 주문한다.
남 사장님이 잔술은 팔지 않고 막걸릿병으로만 판다며 속사정이 있음을 말씀해 주신다. 예전에는 양조장에서 막걸리를 받아와 잔술을 파셨다고 한다.
5년 전 두 번 찾아 첫 날 짬뽕값을 받지 않은 남 사장님, 잔술로 먹은 짜장면과 막걸리, 주방을 지키던 주인 할아버지, 연탄 사용 등을 이야기 드렸다.
주인 할아버지는 코로나19 이후로 자연스럽게 은퇴하셨고, 연탄불은 지금도 사용하며, 자신도 좀 있으면 환갑이라며 아내와 함께 대를 잇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