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용산전쟁기념관 관람 후 나왔다. 오후 3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었다.
6호선 삼각지역 횡단보도를 건너 돌아가는 삼각지 노래비를 보고 14번 출구 방향으로 향했다. 삼각지 대구탕집에서 친구와 오후 6시에 술 약속이 있었다.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국물 생각도 나고 출출한 속도 채우기 위해 ‘옛집국수’로 향했다.
옛집국수는 6호선 삼각지역 14번 출구를 나와 직진 후 좌측 골목길로 들어가면 있다. 창업주 할머니는 1981년 생계를 위해 국숫집을 시작했다고 한다.창업주 할머니는 2023년 돌아가셨고 현재는 자녀들이 대를 잇고 있다.
멸치국물로 우려내 유부, 파, 다시마 고명을 얹은 잔치국수인 온국수(6,000원)가 대표 메뉴이다. 칼국수(7,000원), 비빔국수(7,000원), 콩국수(10,000원), 수제비(7,000원), 떡만둣국(8,000원), 김밥(3,000원) 등도 판매한다.
영업시간은 매일 06:00~20:00이며 일요일은 16시까지만 영업한다. 토요일은 휴무이다.
14번 출구 좌측 삼각지 뒷골목을 따라 걷는다. 단층 벽돌 건물에 ‘35년 전통 옛집국수 국수전문’ 간판이 보인다. 허름한 빨간 천막과 입구부터 노포의 분위기가 물씬하다.
국숫집 문을 들어선다. 빈 입식 자리에 앉아 온국수를 주문하고 식당을 살펴본다. 식당 내부는 세월의 흔적은 보이지만 깨끗하고 환하다. 4인용 입식 좌석 6개와 안쪽으로 입식 좌석도 3개 정도가 보인다.
식당 벽에 붙은 신문 기사를 보니 무전취식 후 달아나는 노숙자를 배려한 주인 할머니의 미담이다.
“IMF 직후 주인 할머니는 노숙자 차림의 손님에게 국수 한 그릇을 푸짐하게 말아줬고, 이 남성이 게 눈 감추듯 국수를 비우자 또 한 그릇을 말아줬다고 한다. 그릇을 다 비운 남성은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할머니는 "어차피 돈 받을 생각이 없었는데 뒤도 안 돌아보고 뛰길래 '넘어지면 다친 게 천천히 가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이 남성이 재기하여 성공한 사업가가 되었고 '옛집' 식당이 소개된 것을 보고 방송국에 전화하여 세상을 원망하던 자신에게 삶의 용기를 준 분이라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한다. 이러한 선행이 전해지면서 더욱 유명해졌다고 하고, 이 소식에 할머니는 배고픈 사람에게 국수 한그릇 말아준것 뿐인데 이렇게 고마워하니 내가 더 고맙다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