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절하지 않고 함께 성장하는 법
요즘 부쩍 불교 관련 책을 많이 읽고 있다. 불교 책을 읽다 보면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마음이 생기고, 동시에 정신 건강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이번에 읽은 《인간관계론》 역시 그런 점에서 비슷한 울림을 준 책이었다.
최근 내가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다. 불교에서는 내 기준을 내려놓으라고 말한다. 평생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는데, 이제서야 조금은 감이 오는 것 같다.
누군가가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 사람이 정말 이상해서라기보다 내 기준에 맞지 않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물론… 진짜 이상할 때도 있긴 하지만 ^-^!)
결국 “왜 저래? 불편한데?”라는 마음은 대부분 내 기준에서 비롯된 것이었고, 그 기준으로 상대를 재단하려 할수록 오히려 내 마음만 더 힘들어졌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은 조금씩 내려놓으려 한다. 내 기준을 고집하기보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 속에서 좋은 점을 발견해 보려는 연습을 하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내 마음이 훨씬 편안해지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부드러워지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불편한 감정을 말로 풀어내지 못하는 사람이다. 감정을 외면한 채 마음속에 쌓아두고,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을 때는 미련 없이 등을 돌려버리곤 했다. 단지 ‘시절 인연’이었을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소중했던 관계들을 여러 번 놓쳤던 것 같다.
서운하거나 불쾌했던 감정을 용기 내어 표현해 보는 것, 그로 인해 상대의 이해나 사과를 받아보는 것, 반대로 그런 말을 들었을 때 방어적이지 않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것. 서로 다투고 화해하려는 노력, 타협의 적정선을 찾으려는 시도. 그런 작은 용기들이 있었다면, 잃어버린 인연들을 지키고 함께 성장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한두 번 진심으로 대화하는 경험을 통해 관계는 비로소 단단해지고, 나 역시 그 속에서 조금씩 성장해 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30대가 되고 보니, 새로운 인연을 맺는 일도 그 안에서 진짜 맞는 사람을 찾는 일도 예전만큼 쉽지 않다. 노력해도 남을 사람은 남고, 떠날 사람은 떠난다. 그래서 지금 내 곁에 남아 있는 사람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인연들에게는 진심으로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노력을 통해 더 단단한 관계를 만들어가고 싶다
최근, 한 사람을 두고 마음이 혼란스러웠던 적이 있다. 어느 날은 참 좋은 사람 같고 존중할 만하다고 느껴지다가도, 또 어떤 날은 한심하고 인간이 참 별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감정이 오락가락하다 보니, 결국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는 건지, 싫어하는 건지조차 알 수 없었다. 좋게 보면 상대방의 다양한 면모를 이해하려는 시도였지만 나쁘게 보면 나 스스로의 감정에 확신이 없는 줏대 없는 태도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친해지기 전의 대부분의 관계에서 이런 혼란을 겪었던 것 같다. 수많은 기준을 세워 가며 ‘나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인상이 자리 잡히면, 그 이후로는 더 이상 판단하지 않고 그냥 좋은 면만 보게 되는 것. 그래서 때로는 내 마음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순간들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사람을 잘 못 보는 건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여전히 여전히 어렵다.
오래 알았다고 해서 좋은 친구가 되는 것도 아니고, 짧게 알았다고 해서 가벼운 사이가 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중요한 건 함께한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 서로 평가하지 않고 함께한 순간이 따뜻하게 남는지 아닌지다.
누군가에게 억지로 잘 보이려 애쓰기보다, 진심으로 칭찬하고 존중하며, 서로에게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관계를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