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30 세대를 위한 부동산 생존 경매 (7)
부동산 경매를 처음 시작한다면 먼저 소액으로 투자 연습을 해보길 권한다.
은행원인 나 역시 경매를 공부하고 이론상 완벽하다고 생각했지만,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투자 실패를 대비해 지하 빌라부터 시작했다. 물론 나는 은행원 특유의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했다. 극단적으로 안전한, 혹시 잘못되더라도 신용대출로 처리가 가능한 물건부터 시작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그때는 부동산 경매를 알아가는 시기였고, 공부를 했지만 막상 시작하려 하면 누가 옆에서 찰싹 붙어서 조언해 줄 사람이 없었다. 따라서 위험을 최대한 낮추면서 시작하는 것이 중요했다. 만약 그때 내 옆에 조언해 줄 사람이 있었다면, 그렇게 수비적으로 투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지하 빌라를 투자했을 때 3,000만 원 내외의 소액 담보대출을 받아서 자금을 조달했다. 내가 은행원이라 대출의 고충을 모른다고, 혹은 돈 없는 사람의 고충을 모른다고 생각할 수 있어서 미리 말하는 것이다. 2030 세대와 부동산 경매 공부를 함께 하다 보면 돈이 없는데 투자를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나 또한 초보 투자자 시절이 있었기에 다행스럽게도 그들의 심정을 헤아리면서 용기를 줄 수 있는 말들을 건네줄 수 있는 것이다.
소액이든, 거액이든 부동산 투자의 핵심 중 하나는 대출이다. 이는 부자나, 막 시작한 초보 투자자 구분할 것 없이 진리이다. 대출 가능 여부와 얼마나 가능한가 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는 것처럼 부자는 대출 걱정 안 할 것 같지만, 전혀 아니다. 직업상 부자를 매일 같이 만나고 이야기 듣기를 십여 년 동안 해왔지만, 그 어떤 부자도 대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대출을 해결하면서 나아가는 사람은 점점 더 부자가 되었고 내 집, 내 건물, 내 땅을 가지고 담보 잡히고 대출을 신청하는 부자도 결국 대출 앞에서는 일시적으로 작아지는 건 공통적인 모습이었다.
부자라고 대출이 일사천리, 무사 패스로 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여러분이 심각하게 대출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제부터 그 이유를 들어보면 이해할 것이다.
대출이 왜 중요한가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 대출은 필수적이다. 중·대형 경매학원에서는 특별교육코스로 ‘대출 잘 받는 법!’ ‘대출 잘 받는 비밀!’ 이런 타이틀로 추가 수강료를 받고 모집한다. 대출상담사나 혹은 법무법인 혹은 법무사 사무장님들을 모셔서 특강을 진행한다. 그만큼 대출을 경매학원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다. 고기도 많이 먹어본 사람이 고기 맛을 안다고 하지 않았나! 대출 역시 마찬가지다. 대출을 다양한 물건으로 많이 받아본 사람이 그 속성을 가장 잘 안다. 그다음 그 속성을 잘 아는 사람은 그것을 중개하는 대출상담사나 법무법인 혹은 법무사 사무장님, 그리고 은행원들이다. 농담이지만 은행원들은 이 바닥에 들어오지 마시라. (나만 빼고) 이유는 대출을 잘 아는 것은 투자에 상당히 유리한 무기를 장착한 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러분 걱정 안 하셔도 된다. 전국 은행원들은 이 바닥에서 잠자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나는 미국발 금융위기 때부터 대부계를 시작했는데, 당시 신용대출은 내가 재직하는 금융기관 기준에서는 잘 상환할 것 같은 사람을 골라서 실행했다. 먼저는 담보대출 보유자이다. 재산이 있으니 그걸 보고 대출금을 떼일 염려가 없다고 판단해서 우호적으로 보고 실행했다. 그다음 대상은 담보대출 거래고객의 가족이다. 재산은 가족끼리 최종적으로 상속, 증여되기 때문이다. 역시 장래를 보고 대출실행을 한다. 그다음으로 거래고객이다. 거래고객의 패턴으로 상환이 쉬울지를 가늠하고 대출해 주는 것이다. 그다음이 무거래 고객으로 직장생활이 탄탄한 고객들이다.
가장 마지막 순위로 밀리고 웬만하면 대출실행을 하지 않으려 하는 고객군이다. 그런데 최근 수년간 K뱅크, 토스, 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 은행들이 설립되고 빅데이터가 활용되면서 여러 가지 환경적 요인이 개선 및 접목되어 신용대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즉, 부동산이 없는 일반 서민들도 직장생활만 잘한다면 신용대출을 무리 없이 받을 수 있는 경쟁적인 구조가 되었다.
앞서 시중에 돈이 풀리면 어떻게 되는지 설명했다. 돈이라는 녀석은 풀렸다 하면 실물자산으로 이동해서 수익을 내려한다. 돈이 생기면 어떻게 하고 싶은가! 물론 소비성으로 소모해 버리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투자를 하는 사람도 매우 많다. 나는 은행에 근무하면서 시중에 떠도는 자금 흐름의 일부를 목격할 때가 있다. 00 공모주 청약 같은 이벤트가 발생하면 엄청난 자금이 썰물처럼 빠진다. 그리고 며칠 지나서 그 자금은 다시 밀물처럼 채워진다. 이처럼 돈은 돈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나는 오프라인 강의를 할 때 이렇게 이야기한다.
‘부동산 투자는 불편함과의 동행이고 홀로 고독한 싸움이다.’
앞선 강의에서 부자들이 남는 돈으로 투자한다고 하지 않았다. 부자들도 불편함을 겪어가면서 아끼고 모아서 종잣돈을 만들기 위한 몸부림 끝에 그것을 이겨내고 결국 ‘소유’하기까지 고독한 싸움을 했다. 그런데 우리의 부모님들도 돈을 모으기 위해 대부분 그렇게 살았다. 그렇다면 모아놓은 돈이 없다고 해서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없는 걸까?
지금까지 종잣돈 이야기를 한 것이다. 진실은 종잣돈이다. 사회생활을 지금 막 시작한 경우가 아니라면, 모두가 종잣돈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한 푼도 없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마이너스가 아니라면 다행이다. 아니, 마이너스여도 좋다. 과도한 대출을 보유하고 있지만 않으면 된다. 여러분은 신용대출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학창 시절 10여 년간 고생해서 신용대출의 자격을 얻은 샘이다. 의외로 신용대출에 대해서 모르는 분들이 있어서 설명하자면, 직장인 신용대출은 금융기관마다 심사기준이 다르겠지만 최소 3개월 이상 4대 보험이 적용되는 직장에 재직한 재직 증명서와 직장의 직군, 경력, 연봉 등이 고려대상이다. 어느 금융기관은 1억 내외도 신용대출이 가능하다.
투자에 있어서 신용대출을 처음부터 생각하지 않는 것은 소비성 부채의 훈련이 되지 않은 사람이 신용대출을 급격하게 활용하다가는 여러분의 미래가치까지 끌어 써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가치가 소비로 흘러간다면 신용등급 관리가 아주 힘들어진다. 즉 조심해서 써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내 수익만을 생각해 수강생 늘리기에만 집중한다면 신용대출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면 된다. 하지만 그렇게 일반 학원처럼 손쉽게 이야기하지 못한다. 나 자신에게도 부끄럽기 때문이다. 신용대출을 선택하는 것은 여러분의 몫이다.
내가 부자들은 자신들의 소득 활동으로 자산을 소유하고 남는 돈으로 소비한다고 말한 것을 기억할 것이다. 그런 부자들처럼 자금을 운용하고 소비를 최소화하는 분들은 신용대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부동산 투자를 해도 안전하나, 여전히 소비를 우선하고 남는 돈으로 투자하는 사람들에게는 신용대출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다름없다고 단언한다. 부자 따라 하기 훈련이 먼저 되어야 한다.
종잣돈을 모으는 마인드부터 바꾸고 그다음으로 신용대출을 추천하고 종잣돈이 없더라도 부자들처럼 나쁜 부채를 최소화하고 좋은 부채를 극대화할 수 있다면 신용대출을 이용하여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진실은 돈이 없어서 투자를 못 하는 게 아니라 공부가 부족해서 투자를 못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