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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NER의 <공허해>

자사 송민호, BI, BOBBY/ 작곡 B.I, P.K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WINNER'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apNv7 Wh2 jIo? si=7 uHV4 JeinbitbgSd

거울 속에 내 모습은

텅 빈 것처럼 공허해


혼자 길을 걸어봐도

텅 빈 거리 너무 공허해


Da ra dat dat dat dat dat dat,

Baby don't worry


너란 꿈에서 깬

현실의 아침은 공허해


- WINNER의 <공허해> 가사 중 -




WINNER는 2014년에 데뷔했습니다. YG엔터 소속의 4인조 남자 아이돌입니다. YG가 8년 만에 선보인 남자 아이돌입니다. 김진우, 이승훈, 송민호, 강승윤이 멤버입니다. 그룹명은 말 그대로 승자이고요. 서바이벌 프로그램 <WIN : Who is Next>에서 최종 승리하면서 그렇게 붙여졌다고 하네요.

YG에서 내놓은 아이돌중 최장신 그룹입니다. 멤버 대부분이 작사, 작곡 능력을 갖춘 것이 특징입니다. 정규앨범 3개, 미니앨범 4개, 싱글 3개를 발표했습니다. 오늘 소개할 노래는 그들의 첫 번째 앨범에 실린 타이틀 곡입니다. 컬러링과 함께 더블 타이틀이었죠. 1번 트랙이 이 곡이죠.

1집 발매 이후 각각 솔로 활동을 하며 1년 5개월 팀 공백기를 가졌죠. 2016년 멤버 남태현이 탈퇴하며 4인조가 됩니다. 이들의 노래 중 가장 핫한 노래는 <really really>입니다. 보이그룹 최초로 차트인에서 1억 뷰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죠. 이 노래를 다룰까 했었습니다만 영어가 너무 많아서.... 하하하.

2018년에는 일본에서 오리콘차트 1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2020년부터 멤버들이 하나씩 군대가 다녀왔습니다. 2022년 4번째 미니앨범을 발매하다 완전체로 컴백했죠. 올해에는 송민호를 제외하고 3인이 단독 콘서트를 개최했습니다. 슈스케에 출연해 잘 알려져 잇는 멤버 강승윤은 최근 독립을 선언했다는 전언이네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공허해'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고 느끼는 감정을 공허함으로 정의하고 있는 노래입니다. 이전 버전으로 하면 가수 이승환이 부른 '텅 빈 마음'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하하하.

'아침을 맞이하면서 다시 자각해/ 날 깨워주는 건 네가 아닌 알람벨/ 빌어먹을 침대는 왜 이리 넓적해/ 허허벌판 같은 맘에 시린 바람만 부네/ 나는 빈 껍데기 너 없인 겁쟁이/ 주위 사람들의 동정의 눈빛이/ 날 죽게 만들어 No! what a day/ 하루 시작 하기 전에 무심코 본' 부분입니다. 화자와 상대는 한 침대를 같이 쓰는 사이였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화자 혼자 남았죠. 혼자 쓰기엔 침대가 너무 넓게 보입니다. 이별의 사실을 주변 사람들도 인지한 탓인지 동정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 같이 느껴지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거울 속에 내 모습은 텅 빈 것처럼 공허해 (미소가 없어 표정엔)/ 혼자 길을 걸어봐도 텅 빈 거린 너무 공허해(내 마음처럼 조용해) / Da ra dat dat dat dat dat dat Baby don't worry (Da dat dat dat da ra)/ 너란 꿈에서 깬 현실의 아침은 공허해 (내 마음이 너무 공허해)' 부분입니다. 사랑하는 임이 떠났으니 마음에서 느끼던 충만감이 사라지고 공허함이 남아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2절에 변형 가사가 한 번 나오는데요. '예전 같지 않은 내 모습이 점점 두려워(미소가 없어 표정엔)/ 약해져만 가는 내 자신을 보기가 무서워(내 마음처럼 조용해)/ 네가 없는 내 주위는 공기조차 무거워(Da ra da ra ra ra ra dat)/ 너란 꿈에서 깬 현실의 아침이' 부분입니다. 화자는 이별 후 무표정해지고 약해지고 말이 없어집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마주하는 현실이죠. 마치 사랑의 꿈에서 깬 것과 유사하다고 말합니다.

'좋았던 날들과 슬펐던 날들/ 힘들었던 날들과 행복했던 날들/ 이젠 지나가버린 시간 속에 추억이 되어/ 과거에 머물러 있는 그대와 나는 over/ 현실로 돌아온 것 같아/ 삶의 이유가 사라져 머리가 복잡해/ 아침에 눈을 뜨면 가슴이 텅 빈 것 같이/ 공허함을 느껴 너를 만나기 전과 똑같아' 부분입니다. 랩 파트인데요. 화자는 님이 떠나가자 삶의 이유를 잃어버렸고 그래서 이전과 같은 상태가 되었다고 느낍니다.

'아직 아른거려요 눈을 감으면/ 점점 무뎌지겠죠 시간이 지나면/ 후회하지는 않아요 좀 아쉬울 뿐이죠/ 보고 싶지는 않아요 그대가 그리울 뿐이죠/ 끝이 났네요 나의 그대여/ 어디 있나요 이제 우린/ 추억이 됐죠 행복했어요/ 날 잊지 말아요 또다시 만나요' 부분입니다. 두 개의 마음이 교차하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잊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다시 만나고 싶은 충동도 함께 하죠.


음. 오늘은 주제에 대해 고민이 전혀 되질 않네요. 제목에 나와 있는 '공허'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여러분들은 공허라는 감정을 자주 느끼시나요? 없어져서 허전한 마음 말이죠. 공허감에 대해 쓰인 몇 편의 글을 찾아봤더니 길을 잃었을 때, 목적지가 어디인 줄 모를 때 맞닥뜨리게 된다고 하더군요.

또 혹자는 결과주의가 나은 비극이 공허감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습니다. 과정보다 결과를 사랑하게 될 때 느끼는 감정이란 해석이죠. 뭐. 일견 일리는 있어 보이나 저의 성에는 차질 않습니다. 동양에는 공을 긍정적 의미로, 서양에서는 부정적 의미로 바라보는 점도 이색적이네요.

전 한자어로 된 단어가 나오면 그 단어의 어원부터 찾아봅니다. 공이나 허나 모두 비다는 뜻을 가진 한자이죠. 虛(허)자는 (범 호) 자와 (언덕 구) 자가 결합해서 이루어졌습니다. 호랑이가 언덕에 있는 모습이죠. 누구나 보이는 언덕에 호랑이가 떡 하고 버티고 있으니 다른 동물들은 흔적을 감추었다는 의미입니다.

좀 딴지를 걸어보겠습니다. 비어 있다는 것이 나쁜 것일까요? 뭔가 꽉꽉 채워야 좋은 것일까요? 비어있음 자체는 좋은 말도 아니고 부정적인 말도 아니죠. 그냥 상태를 표현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노래에서 말하는 공허함은 상태의 변화로 생긴 것이죠. 채워져 있다가 비워짐이죠.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없고 가 채움과 비움의 차이를 만들죠. 님을 만나기 전에도 헤어진 후에도 화자는 공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님을 만나기 전에 느꼈던 공허감과 헤어진 후의 공허감은 같은 듯 달라 보입니다. 전자는 비움의 상태가 어느 정도 지속된 상태이고 후자는 채움에서 비움으로 전환되는 변화의 상태이니까요. 백 번 양보해서 같은 공허감이라고 인정해 줘도 강도면에서 후자가 전자를 압도하게 되죠.

사랑에서는 솔로인 상태가 공이 됩니다. 짝을 맺으면 공이 라진다고 할 수 있죠. 그러다 다시 헤어지면 없던 공이 다시 나타나고 허함마저 느끼게 되죠. 네. 솔로는 공이고요. 이별한 솔로는 공허입니다. 평생 모태솔로라면 공을 부여잡고 있는 형국이죠. 허함은 무언가가 있다가 없어졌을 때를 지칭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불교에서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 말하죠. 색이 공이고 공이 곧 색이다. 이걸 연애에 적용하면 솔로인 상태는 공이고 짝을 이룬 상태는 색이 됩니다. 곧 짝이 있는 것이나 없는 것이나 매한가지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의미죠. 조금 난해할 수 있는데 부연 설명을 좀 해 보겠습니다.

성철 스님이 말한 '물은 물이요, 산은 산이다'라는 말이 힌트를 줍니다. 물이 물이지 물이 산은 아니죠. 이 당연한 말씀을 왜 했는고 하니, 세상에 좋은 말들은 다 떠다닙니다. 그렇다고 그게 다 우리 것이 아니죠. 다 압니다. 착하게 살자. 노력하자 등등. 그렇다고 내 몸에 체화되어 있진 않죠. 말의 세계와 실행의 세계는 한참 다른 것이니까요. 만약 어떤 이가 부단한 노력을 통해 말과 행동이 일치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합시다. 그가 보는 세상은 말의 세상과 일치하겠죠? 그때 우린 '물은 물이요, 산은 산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런 세상의 이치를 안 자의 눈으로 보면, 색은 공이고 공은 색이 되죠. 연애를 밥먹듯이 많이 한 사람은 지나가는 이성을 보고도 전혀 감흥이 없는 단계가 됩니다. 이성이라는 색이 무감흥이라는 공의 단계로 접어든 것이라 볼 수 있죠. 반대로 연애를 한 번도 안 해 봤거나 경험이 적은 이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세계죠.

그래서 저는 저는 공허라고 쓰고 부질없음이라고 읽습니다. 색이면 어떻고 공이면 어떻습니까. 내가 안 보고 안 생각하면 그만이잖아요. 하하하. 공이라는 단어는 제 삶 속에서 늘 저를 괴롭히는 주제였습니다. 지금도 그렇고요. 인간이 어찌해도 거기서 거긴 상황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숨바꼭질 같게 느껴졌거든요.

저는 삶의 의미가 미래가 아닌 과거에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걸어온 길에서 의미값이 발생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여기에 공이라는 단어를 집어넣으면 하나의 선을 더 이어 붙여야 합니다. 바로 미래라는 선이죠. 미래선은 그동안의 의미값을 바꿀 수 있는 희망선입니다.

미래의 방향을 정했다고 해서 꼭 우리가 그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결과에 상관없이 그 자체가 삶의 이유가 되죠. 삶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덧댈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을 뜻하니까요. 제 경험상 공의 세계를 이해할수록 부질없음이라는 단어가 엄습해 옵니다. 그걸 돌파하는 힘은 바로 미래라는 곳에 희망선을 긋는 일이죠. 그래서 부질없음을 느끼더라도 일단은 살고 볼일입니다. 하하하.

공허감은 공 그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될 때 허함이라는 감정으로 오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말장난 같지만 저는 원래부터 공한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말로 반격을 하라 말해주고 싶네요. 동시에 공의 세상에서 허우적거리지 않도록 희망의 미래선을 긋는 일도 놓치지 말고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공허감이 찾아올 때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라는 생각을 먼저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사람마다 강도와 빈도는 차이가 있을지언정 말이죠. 저도 이 공허감의 정체를 계속해서 탐구해 보려 합니다. 제 스스로가 이걸 잘 처리해야 쓸 말이 좀 더 많아질 것 같아서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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