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작곡 박진영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박지'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q_Pdt7 amIEA? si=kAV22 sF9 qU6 GKJ_j
난 이제 더 이상 소녀가 아니에요
그대 더 이상 망설이지 말아요
그대 기다렸던 만큼 나도 오늘을 기다렸어요
장미 스무 송일 내게 줘요
그대 사랑을 느낄 수 있게
그댈 기다리며 나 이제 눈을 감아요
- 박지윤의 <성인식> 가사 중 -
박지윤은 여자 솔로 가수로 1997년 데뷔했습니다. 12살 때 하이틴 잡지 모델을 시작했고요. 1994년 해태제과 광고모델을 거쳐 1994년 SBS 청소년 드라마 <공룡선생>에서 아역 연기자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그녀의 데뷔곡은 <하늘색 꿈>이라는 곡이었는데요. 1980년 발매한 로커스트의 곡을 리메이크한 것입니다.
총 6장의 정규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Steal Away>, <가버려>, <난 사랑해 빠졌어> 등의 히트곡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곡은 2000년 발매한 정규 앨범 4집에 실린 곡입니다. JYP 사단에 합류하면서 선보였던 곡입니다. 이전에는 고교생의 청순가련한 이미지였다면 이때부터 섹시 가수로 탈바꿈을 시도하죠.
뮤직비디오가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춤도 그렇고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기라성 같은 가수들 때문에 뮤직뱅크에서 최장 2위를 기록하는 대기록을 세우게 되죠. 마지막 정규앨범이었던 6집이 19금 판정을 받은 데 이어 2014년 G-DRAGON가 낸 음원도 19금 판정을 받게 됩니다. 율동보다는 가사에 19금 판정의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단순히 성적인 가사라기보다는 전체적인 매끄러운 전개가 더해지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었죠.
6집을 끝으로 JYP와 결별한 그녀는 2009년 자신의 이름 건 첫 음반을 내며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아티스트의 길을 걷겠노라 선포하죠. 이후 미국 유학을 떠난 그녀는 3년 만에 복귀에 2집을 발매했죠. 그리고 2013년 윤종신의 미스틱 89에 합류합니다. 2014년 새 음원을 잇따라 발매한 후 2016년 미스틱을 떠나죠.
최근 근황을 찾아봤더니 2019년 카카오 전 대표였던 조수용 씨와 결혼을 해서 화제가 되었더라고요. 그리고 출산을 했고 한동안 방송활동은 쉬었지만 꾸준히 음악 활동을 준비해 오고 있다고 되어 있네요. 다시 그녀의 활동 모습을 보고 싶네요. 무르익은 그녀의 목소리가 그립습니다. 하하하.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성인식'입니다. 법정기념일인 성년의 날이 떠오르죠. 매년 5월 셋째 월요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사회인으로 책무를 일깨워주며, 성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부여하기 위해서 지정된 날입니다. 화자의 성인식은 성년의 날의 정신을 품고 있을까요?
'그대여 뭘 망설이나요/ 그대 원하고 있죠/ 눈앞에 있는 날/ 알아요 그대 뭘 원하는지/ 뭘 기다리는지/ 그대여 이리 와요/ 나도 언제까지 그대가/ 생각하는 소녀가 아니에요/ 이제 나 여자로 태어났죠/ 기다려준 그대가/ 고마울 뿐이죠/ 나 이제 그대 입맞춤에 여자가 돼요' 부분입니다.
만 19세를 알리는 5월 셋째 주 월요일 풍경입니다. 뭐 요즘에야 성년의 날을 기다렸다가 미성년자일 때 못했던 일을 하는 젊은이들은 흔치 않겠지만요. 뭔가 성인이 된 직후에 그동안 참고 있었던 어떤 일을 벌이려고 하는 낌새입니다. '그대 입맞춤에 여자가 돼요'라는 가사가 그 힌트를 주고 있는 듯하네요.
2절을 살펴볼까요. '그대여 나 허락할래요/ 나만을 바라보던/ 그대의 사랑을/ 사랑은 너무나 달콤하고/ 향기로운 거란 걸/ 내게 가르쳐줘요/ 항상 힘들어하는 그대/ 기다려 주던 그대/ 모습 바라보는/ 내 마음도 아팠어요/ 하지만 이젠 내게 더 기다려야 될/ 이유가 없어지는 날이 온 거예요' 부분입니다.
자신의 조바심을 상대방의 기다림을 원인으로 돌려버리는 듯합니다. 가사가 생각하기에 따라서 좀 야한 측면이 있죠. 상대는 화자보다 나이가 한 살이라도 많은 사람인가 봅니다. 가르쳐주는 존재로 표현이 되어 있으니까요. 성인이 되는 시점에 맞춰 지금까지 기다린 게 용할 정도네요. 하하하.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난 이제 더 이상 소녀가 아니에요/ 그대 더 이상 망설이지 말아요/ 그대 기다렸던 만큼/ 나도 오늘을 기다렸어요/ 장미 스무 송일 내게 줘요/ 그대 사랑을 느낄 수 있게/ 그댈 기다리며 나 이제 눈을 감아요' 부분입니다.
화자는 자신이 더 이상 소녀가 아니라고 선언합니다. 미성년자에서 벗어나 엄연한 성인이 되었다는 점을 강조하죠. 이제 맘대로 키스를 해도 사랑을 해도 누군가로부터 제지를 당할 나이가 아니라는 것이죠. 사랑의 좋기만 하지 않다는 걸 모른 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좋아만 하는 것이 딱 20살이네요. 하하하.
음. 오늘은 제목에서 착안하여 '성인의 조건'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언젠가 어른에 대한 이야기를 드린 바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법적인 성인이야 밥 잘 먹고 건강하게 시간을 보내면 누구나 되는 것이라 그다지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다만 물리적 의미의 성인이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 성인이란 무엇일까 뭐 이런 질문을 던져 봄직 합니다.
청소년기를 지난 자를 성인이라고 하죠. 우리나라에서는 만 19세를 가리킵니다. 나라마다 성인의 기준은 다릅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15~16세까지 성인의 연령이 낮아지고 보수적인 국가들의 경우 21세 이상을 성인으로 삼기도 한다고 하네요. 아마도 성인을 보는 사회적 맥락이 제각각이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성인은 지혜와 덕이 매우 뛰어나 길이 우러러 본받을 만한 사람을 지칭하기도 합니다. 종교적 위인이나 유교에서 말하는 공자, 맹자, 한비자 등이 그런 사람들이죠. 성인의 반대말인 소인배와 비교해서 어떤 행동과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를 여러 문헌에 밝히고 있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어서 되는 성인은 별다른 노력 없이도 가능하지만 Saint를 뜻하는 성인은 쉽게 범접하기 어려운 경지죠. 중간에 낀 일반인들은 이도 저도 아닌 상태에 머무르기 십상입니다.
성인과 비슷하게 사용되는 어른이라는 표현은 20살이 아니라 그것의 두 배인 40세 정도가 되어야 어울립니다. 어른은 '얼운'에서 나온 말로 어르다가 짝을 짓거나 혼인하다는 옛말이라서, 결혼한 사람을 뜻하는 말이죠. 그래서 상투를 틀어야 어른으로 인정하고 어른 대접을 받곤 했답니다.
미성년자와 성인 사이에는 크나큰 간극이 존재하죠. 가장 큰 차이는 자기 결정권의 유무가 아닐까 싶습니다. 뭐 하나 일을 벌이려 해도 보호자의 동의가 필수적이죠. 그도 그럴 것이 그 일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를 오롯이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고는 미성년자가 치고 수습은 성인이 하는 셈이 되죠.
그런 의미에서 성인이라는 법적 꼬리표를 달게 되는 것은 으쓱하는 일입니다. 이제 자기 결정권을 가지고 가능한 모든 일을 해 볼 수 있는 환경에 놓이는 것이니까요. 술을 마셔도 야한 영화를 보러 가도 제약이 없게 되고요. 이 노래처럼 미성년이라서 미뤄두었던 깊은 사랑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성인들은 미성년자를 부러워합니다. 자기 결정권이 있는데도 그걸 내던지고 싶어 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죠. 그만큼 자기 결정권은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어떻게 쓰이냐에 따라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도 하지만 반대로 피폐하게도 하죠. 마치 자유를 주어도 자유를 누리는 것에 익숙하지 못해 어쩔 줄 몰라하는 상황입니다.
결정에는 책임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이거 먹으라고 해서 먹었는데 맛없으면 추천해 준 부모를 나무랄 수 있었고 다른 걸 사달라고 조를 수 있었을 텐데 자신이 고른 음식이 그렇다면 어찌할 방도가 없는 것이지요. 그러니 그렇게 탐내던 결정권이 그리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게 됩니다.
성인이라면 그에 맞는 권한과 자유를 부여받지만 그에 준하는 역할과 책임도 따르죠. 전자만 보면 성인이 된다는 것은 너무도 가슴 벅찬 일이겠지만 후자를 보면 숨이 턱턱 막히기도 합니다. 이 양가적 무게를 두 어깨에 메고 있는 것이 진정한 성인의 모습이 아니겠는지요.
무엇보다도 성인이 되면 자신의 생계를 자기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합니다. 외국을 보면 20살 정도가 되면 다 집을 나가죠. 우리나라는 대학을 졸업해도 집을 좀처럼 나가지 않습니다. 혼자 사는 삶의 어려움을 익히 안다지만 그 사이 부모들의 등꼴은 휘다 못해 부러지기 일쑤죠.
그래서 성인이라면 무엇보다도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으려는 '독립심'이라는 마인드가 장착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혼자 일어서려는 마음 말이죠. 부모와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독립심의 마인드는 점점 약해질 듯하네요.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성인이란 자기 결정권을 가지고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 독립심을 가지고 홀로 걸어가려고 시도하는 것,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나이만 먹는다고 성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이 세 가지 정도의 능력을 함양해야 성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여러분들은 성인의 조건으로 무엇을 생각하시고 있나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성인은 미성년자보다 실수가 적어야 할 텐데요. 그러기 위해서 무슨 일을 하기 전에 이리저리 알아보고 가늠을 하게 되죠. 그래도 실수는 합니다. 성인이 되어도 처음 겪는 일 천지니까요. 그래서 그다음으로 하는 것이 자신의 한 일에 대한 반성과 성찰일 겁니다. 진정으로 책임을 지는 자세는 바로 반성과 성찰이 수반해야 하는 것이겠죠. 여러분들은 성인이 되어서 가장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무엇인지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