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픽 목표 광고, 그 실체에 대하여
메타 광고 강의와 컨설팅을 진행하다 보면, 잘못된 이론들이나 꿀팁들이 정석처럼 퍼져있는 것을 여럿 발견하고는 합니다. 오늘은 그 중 흔한 케이스인 ‘트래픽 목표 광고’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트래픽 목표에 대한 질문들을 개인적으로 많이 받았고, 또 많이 보기도 해서 이 글로 한 번 정리를 해보고자 합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아래와 같은 이유로 트래픽 광고를 활용하고 계시거나 혹은 활용을 고려하고 계시다면, 잘못 생각하고 계신 것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전환 광고의 CPM이 너무 높다. 혹은 클릭율이 기대보다 높지 않다 등의 이유로 트래픽 광고를 집행하는 경우입니다. CPM이 낮고, 클릭율이 높을테니 전환 광고 대비 ROAS가 높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진행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거의 100%의 확률로 손해를 보게 됩니다.
일단 광고 목표 설정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판매 목표로 대표되는 전환 광고는 웹사이트 전환 (구매, 회원 가입 등)을 최대한 많이 발생시키기 위한 목표입니다. 트래픽 목표는 말 그대로 트래픽(클릭)을 최대한 많이 발생시키기 위한 목표입니다. 메타 광고 진행 시에는 각 목표에 따른 최적화 알고리즘이 적용되며, 이 최적화 알고리즘은 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작동됩니다. 즉, 트래픽 목표는 전환과는 무관하게 트래픽을 최대한 많이 발생시키기 위해 달립니다. 전환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트래픽이 많이 발생하면 성공인 것입니다. 일단 시작부터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자, 그럼 트래픽 목표를 통해 발생한 트래픽은 어떤 트래픽일까요? 무언가를 구매하기 위해 들어온 사람들일까요? 당연히 호기심에 클릭하는 사람들, 습관적으로 클릭하는 사람들, 클릭은 해서 살펴는 보지만 무언가를 구매하지는 않는 사람들이 모두 섞여있습니다. 트래픽 광고를 집행하게 되면 이런 사람들을 웹사이트로 잔뜩 초대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돈을 쓰면서 말이죠. 이들이 실제로 여러분들의 웹사이트에서 구매 등의 실제 행동을 취할까요?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봐야 합니다. 돈은 쓰면서 성과는 거두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메타 광고 알고리즘은 그 역할을 충실히 해냈습니다. 애초에 전환을 발생시키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기 때문이죠.
물론 트래픽 목표를 통해 유입된 사람들 중에서도 구매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전환 광고는 애초부터 구매 의도를 가진 사람들을 웹사이트로 불러옵니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매우 큽니다.
인터넷에서 무언가를 구매하는 사람들보다는 무언가를 클릭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습니다. 그렇기에 트래픽 목표로 진행했을 때 CPM 단가가 전환 광고보다 더 낮게 나옵니다. 따라서 클릭 수도 높게 나오고, 클릭율도 아마 더 높게 나올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의미가 없는 것이, 위에 말씀드린 트래픽이 잔뜩 섞여 있기에 구매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더 적으며 결과적으로 CPA는 전환 광고보다 높게 나옵니다. 따라서 ROAS도 낮게 나옵니다. (이전 글 참고)
트래픽 목표가 전환 대비 ROAS가 잘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전혀’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아주 드물게 그런 사례들을 본 적이 있기는 합니다. 전환 광고를 오랫동안 광범위하게 돌려서 어느 정도 도달과 노출의 포화가 발생했을 경우 트래픽 광고가 더 잘 나올 수 있는 실낱같은 가능성이 존재하기는 합니다. 또한, 메타 광고 알고리즘도 완벽하지는 않을 것이고 광고에는 많은 변수가 있기에 트래픽 광고가 더 잘 나올 아주 낮은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것들을 종합해 보았을 때,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5% 정도 트래픽 목표가 ROAS가 더 잘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것도 아주 너그럽게 쳐준 것이며, 설령 이와 같은 사례가 실제로 발생하더라도 예외 사례이기에 일시적으로 발생할 뿐입니다. 혹시나 싶어 트래픽 광고를 세팅하고 돌리시더라도 역시나 라는 결론을 얻게 됩니다. 이런 케이스를 한 두번 본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세계 최고의 기술자들이 모여 만들고 발전시키는 메타 광고 시스템의 정확도와 효과에 베팅하시겠나요? 아니면 메타 광고 시스템이 틀렸을 5%의 가능성에 베팅하시겠나요?
ROAS를 높이기 위해 트래픽 목표를 사용한다는 것은 잘못된 판단입니다. ROAS가 낮다면 정공법으로 가야 합니다.
이것은 정말로 잘못된 생각입니다. 리타겟팅 모수를 모으기 위해 트래픽 목표를 사용하는 것은 크나큰 실책으로, ROAS를 높이기 위해 트래픽 목표를 사용하는 것보다 몇 배는 큰 금전적 손해를 입게 됩니다. 왜 그런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리타겟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려면 꽤 많은 모수를 쌓아야 합니다. 1,000명, 2,000명 쌓는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10,000명 단위로 쌓아야 리타겟팅을 안정적으로 오래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전 글 참고) 보수적으로 10,000명을 쌓는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예를 들어 CPC가 200원이라고 해보겠습니다. 그럼 10,000명의 모수를 쌓는 데 200만원을 태우게 되는 것입니다. 전환 건수가 일부 발생하겠으나, 위에 말씀드린 트래픽 광고의 특성 상 높은 확률로 0점 초반대의 ROAS가 발생할 것입니다. 그럼 거의 순수하게 모수를 쌓는 용도로만 200만원의 광고비를 태우게 될 것입니다. 심지어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모수는 끊임없이 업데이트해야 하므로 10,000명이 쌓이더라도 그 이후로도 트래픽 광고를 계속 돌려야 합니다. 모수를 쌓는다고 너무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것입니다.
자 그럼 애써 모은 모수를 리타겟팅해서 전환 광고를 돌린다고 해보겠습니다. 이미 200만원을 태웠기에 ROAS는 이 광고비를 상쇄할 정도로 잘 나와야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가능한 일일까요? 일단, CPM이 브로드타겟팅 대비 몇 배는 높게 나올 것입니다. 타겟팅 범위가 좁을수록 CPM 단가가 높아지는 것은 메타 광고의 진리입니다. 우리는 고작 10,000명을 타겟팅하는 것입니다. 리타겟팅을 준비하기 위해 200만원을 태웠는데, 정작 리타겟팅을 진행해보니 노출단가도 어마어마하게 비쌉니다.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파옵니다.
그래도 리타겟팅을 돌렸을 때 전환율이 잘 나오면 됩니다. 어느 정도로 잘 나와야 할까요? 이미 200만원을 태우고 높은 노출 단가를 감수하고 있으니 하늘을 뚫을 정도의 전환율이 나와야 높은 지출을 감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럴 가능성은 0에 수렴합니다.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트래픽 광고를 통해 유입된 사람들 중에는 구매 의도가 전혀 없는 사람들이 다수 섞여있기 때문입니다. 구매 의도가 없는 사람들에게 백날 리타겟팅해봐야 성과는 나오지 않고, 신고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자연 발생 트래픽을 리타겟팅 하는것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은 정도의 전환율일 것입니다.
자, 그러면 어떤 것이 이득일까요? 트래픽 목표로 진행해서 애써 모수를 쌓고, 그 다음 이 모수를 대상으로 리타겟팅 전환 광고를 돌리는 것일까요? 아니면 처음부터 브로드 타겟팅으로 전환 광고를 돌리는 것일까요? 전자는 불필요한 광고비를 집행하고, 전환 광고에서 훨씬 더 높은 노출 단가를 감수해야 하고, 이를 상쇄할 전환율을 얻을 수 없습니다. 이는 이중 삼중으로 손해를 보는 행위입니다. 그 광고비를 처음부터 깔끔하게 전환 광고에 집중해서 돌렸으면 되었을 일입니다.
조금 더 노골적으로 말씀드리면, 브로드 타겟팅 전환 광고로 10,000명의 도달을 발생시키는 데 보통 10-3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 것입니다. 그랬으면 될 것을 200만원 플러스 알파를 태우면서 10,000명의 모수를 쌓고, 그 모수를 다시 10-30만원보다 훨씬 비싼 비용으로 리타겟팅하여 전환광고를 돌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모수는 자연 발생 트래픽보다 조금 나은 수준입니다. 어떤 방안이 합리적인 것인지는 명백합니다.
이는 개인적인 선호와 의견의 차이가 아닙니다. 저는 근본적인 메타 광고의 작동 원리와 상식에 기반해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리타겟팅은 여건이 갖춰졌을 때 비로소 진행하는 것입니다. 이제 막 광고를 시작하는 상태에서 리타겟팅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트래픽 목표로 모수를 쌓아야 한다는 말은 어불성설입니다. 이게 어느 정도 수준이나면, 이는 마치 적금 이자를 최대한 많이 받기 위해 대출을 맥시멈으로 받으라는 말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리타겟팅 모수를 모으기 위해 트래픽 목표를 돌리라고 하는 사람들은 꽤 많으며, 실제로 어디선가 이처럼 배우고 오셔서 이렇게 세팅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일단, 트래픽 목표는 어찌되었건 결과(클릭)가 바로바로 나오기는 합니다. 이것이 심리적 위안감을 주기에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잘 모르기 때문에 이처럼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떤 사람들은 이를 악용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결과가 바로바로 나오기에 광고비 집행을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이죠. 우리는 더 밝은 미래를 위해 모수를 쌓고 있는 것이니까요. 향후 리타겟팅의 ROAS가 잘 안 나오더라도 이미 광고비는 집행된 상태이니 잃을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ROAS가 잘 안 나오면 메타 효율이 요즘 많이 떨어졌다, 판매하는 상품이 별로다 등등의 핑계를 댈수도 있습니다. 잘 모르면 이와 같은 수법에 넘어가기 십상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리타겟팅 모수를 모으기 위해 트래픽 목표를 우선 활용하라고 제안한다면, 그 사람은 멀리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트래픽 목표 광고는 쓸데없는 목표일까요? 쓸데 없는 목표라면 만들어서 시장에 내놓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트래픽 광고를 마땅히 사용해야 하는 두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캠페인의 최종 목표가 실제로 트래픽을 다수 유입시키는 것일 경우
픽셀을 설치할 수 없는 특수 상황이라 전환 광고 진행이 불가능하여, 차선책으로 트래픽 광고를 진행하고자 하는 경우
이 경우가 아니라면, 트래픽 광고의 사용을 재고해보시는 것이 마땅합니다. 특히나 제가 위에 적어놓은 두 가지 경우에 해당하신다면, 당장 중단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트래픽 광고 관련 두번째 글 보기: https://brunch.co.kr/@josephfbigm/25
내가 메타 광고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진짜일까요? 잘못된 이해는 어떤 악영향을 끼치게 될까요? 아래 무료 강의를 통해 메타 광고에 대한 흔하고 위험한 착각들에 대해 알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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