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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벼리영 Mar 24. 2024

#엄마와함께살기

#디카시

엄마와 함께 산지도 한 달이 지났다.

(지난 2월 17일에 오심)

2년 전 아픈 나를 위해 성심껏 돌봐 주셨던 엄마가 많이 노쇠해졌다.

혼자 대충 식사를 하다 보니 장이 나빠졌고 기력이 많이 쇠약해지셨다. 인지 능력 또한 몰라보게 나빠졌다.

함께 목욕탕을 갔는데 옷을 혼자 못 입을 정도였다.

정수기 사용법을 수없이 가르쳐도 잘 못할 때가 허다하다.

그때 엄마가 아니었다.

속이 상해서 펑펑 울었다.


2년 전만 해도 입 맛을 잃은 내가 아무것도 먹지 못해 레몬 갈아 마시며 겨우 연명할 때 투정받아 주셨던 엄마,

이젠 내가 보호자다.


내 안의 엄마는 건강해야만 했다.

그런데 언제나 건강하리라 믿었던 내 희망과는 다르게 현실은 달랐다.


그나마 한 달이 지난 지금 42kg 몸무게가 45kg이 되었다.

설사가 멈춰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엄마와 자주 대중 목욕탕을 간다.

오늘 목욕탕에서 있었던 일이다.


탕에서 일찍 나간 엄마가 안 보였다. 우리 자리가 아닌 한 칸 뒤 남의 자리에 앉아 씻고 계셨다.


노란색 때 타월이 같다고 기필코 당신 자리라며 안 비껴주니 그 자리 주인이 난감해하면서 울그락불그락 기분이 상해 있었다.


연신 죄송하다며 어머니를 모시고 우리 자리로 왔다.

이젠, 엄마는 혼자 목욕을 하게 할 수도 없게 됐다. 겉으론 멀쩡한데 가끔 인지가 안 되는 모습을 보일 때면 억장이 무너진다.


내 엄마는 언제나 건강할 줄만 알았는데~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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