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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하루 Oct 08. 2023

하루살이는 행복해(벽돌 스물아홉)

아이템빨은 반칙 아닙니까~?!

하혈을 심하게 했더니 요 몇 주 힘이 없었다.

수혈은 받다 실패.

팔에 혈관이 없어 다리에 맞다 혈관이

다 터졌다. 입원은 싫었다.

힘없고 어지러울 뿐

놀고 싶은 마음은 다복이 못지않은 나.

산책을 못 시켜 외가로 보낸 다복이는

람보르개니를 뽑아 타고

 잘 지내고 있어 안심이다.

(다복이 면허증 검사 해야 함!)

(람보르개니 탑승중)


남편이 회식이 있다고 늦게 온다고 했다.

남편은 회식을 좋아하지 않아  표정이 별로였다.

이럴 때마다 나는 대신 가주고 싶다고 말한다.


맞다. 그래!

나는 놀고 싶다!!


한때. 나는.

노래방에서 나는 화려한 불나방이었더랬다.

고3 때에도 야간자율학습시간에 노래방에 갔다

딱 걸려 잡혀온 적도 있었다.

그때 나는  학생회 간부여서  무사통과하긴 했지만,

그 후로도 몇 번 잡혀 들어갔었다.


내가 얼마나 신나게 놀았냐 하면

이과의 다른 반 반장이 나에게

"너 노래방 갈 때 나도 데려가줘!"

라고 찾아왔을 정도.

(난 문과!)


이렇게 10대부터 영혼을 불살라 놀던 나는

음주 증오, 가무 사랑의 20대의 직장인이 되었다.

나는 이름 꽤나 있는 기업 공채출신인데

이 회사 오티 때 나와 비슷한 부류들을

보게 되었다.

23일에 걸친 OT.


나뿐 아니라 다들 3차 임직원 면접까지 뚫고

뽑힌 만큼 내공이 보통이 아니었다.

일단 교육 시간에 대답할 사람?이라고 강사가 하는 말에 거짓말 안 보태고 거의 다 손을 들었으니...

같은 조에서 만나고 같은 방을 쓴

현재 내 옆을 지켜주는 노무사 클라라도

 장난 아니었던 걸로 기억한다.

(클라라~기억나니? 우리 1조 1등 했었지♡)


양발에 탬버린을 신고

양손에도 탬버린을 들고 거의

재래시장 각설이마냥 신나게 노래방을 쓴 후,

이제 이곳을 평정했다고 생각했던 때.

(물론 술 한잔 하지 않은 맨 정신)


내 동기... 그 오빠가 나타났다.

살포시 자신의 노래 차례가 되어가는 것을 보고는

무언갈 꺼내 길래,  뭔가 했더니...

찬란히 이름까지 박혀있는 개인 탬버린!!!

미친!!!

커스텀 탬버린은 처음이야!!!


결국 난 지고 말았다.

아니! 우리 모두가 루저였다!

왜 회사 신입 노래방 타임에

아이템이 등장하는 건데!!

(저걸 갖고 출근을 했다는 건가?!)


아쉽게도 이 회사를 끝으로

결혼을 하며

나의 회사 생활은 막을 내렸지만

난 남편이 회식 갈 때마다

대신 가주고 싶다고 한다.


1차는 여보가!

2차는 내가!

얼마나 좋을까~~!


탬버린을 신나게 흔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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