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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하루 Mar 15. 2024

하루살이는 행복해(벽돌 서른일곱)

'저렇게'된다! 에서 '저렇게'가 되었습니다.


얼마 전, 여전히 바쁘지 않지만

즐겁게 보내려는 하루.



우리는 관사에 사는데 유치원도 안에 있다.

사실 사복이라 관사 유치원생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아무튼 일은 벌어졌다.



발이 곪아 잘 걷질 못해 늘 차만 타고 다니는 나.

봄처럼 날이 따뜻해 진통제를 과다복용 후

혼자 아장아장 걸어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



그러다 마주친,

여섯 살 쯤으로 보이는 과자를 손에 든  

'무교양 새싹이'

나에게 손가락질을 했다.



-엄마, 저 아줌마 손 왜 저래?

-엄마 말 안 들으면 저렇게 돼~! 그러니 엄마 말 잘 들어야겠지?



.........?

내가 뭘 들은 게야?

..... 오호~! 드디어 오늘 내가 원하는 날이 온 건가?

싸움. Fight. I love it♡



난 정말 호전적인 성격이다.

(걸어오는 싸움 환영합니다.)



생각해 보니 이어폰을 보고

내가 못 듣는다고 생각했을지도.

(마! 이게 골전도 이어폰이다!)

나는 ,


-야! 너!


하고는 큰소리로 불러 세웠다.

내가 부를 줄  몰랐는지

무교양 애엄마가 놀랐다.

( 들으라고 소리 아닌가? 왜 놀란 척 하지?)



나는 무교양 새싹이에게 말했다.



-너 아줌마말 안 들으면 너네 엄마처럼 된다. 뚱땡이.

 그러니 뚱땡이 되기 싫음 아줌마말 잘 들어야겠지?

 길에서 과자 먹지 말아요~. 

너네 엄마처럼 돼지 되고 싶어?



음식물 쓰레기통 카드를 안 찍어 삐삐 소리가

시끄러워 잠시 가서 찍고 있는 사이,

애 엄마가 애를 끼고 뛰고 있었다.

난 쫓아가고 싶었지만 발이 아파 소리만 질렀다.



-어디가! 뚱땡아!! 거기 안 서!!



162cm, 35kg인 나보다 마른 사람은 없다.

외모 공격에는 똑같이 외모  공격!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주위에 봐주는 사람이 없어 너무 아쉬웠다.

제대로 망신을 줘야 소문이 날 텐데~!

관사니 참아야 했다.

남편 얼굴에 먹칠은 안되지. 암요. 암요.



십여 년 전 결혼 했을 때까지만 해도

꼰대문화가 있었다.

여자들도 no.1 아주머니께

소집되고는 했었는데.

물론 그때에도 난 안 나갔다.

(밴드 초대되면 바로 탈퇴.)



지금 내가 딱 그 위치인데~

요즘 그랬다가는 신고당한다.

하지만, 저 물건....

내가 마음 먹으면 잡을수도.



여담으로,

요즘 난 딩크족임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저런 엄마들이 키운 애들이 커서

만드는 대한민국.

어떻게 될까? 내 자식이 그런 세상에 저런 애들과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걱정될 것 같다.



 '엄마말 안 들으면 저렇게 된다.'에서

 '저렇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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