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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강물처럼 Sep 03. 2024

'상즉쩐(商卽錢)'에 빠진 유튜버들

You are what you say.

무엇을 말하느냐가 지성

무엇을 말하지 않느냐가 품성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인간성


-청문회에서 ㅇㅇㅇ의원 "너 몇 살이야?'소리 지르고 난동
-남자관계가 복잡했던 여자연예인들
-오래 살고 싶으면 이것만 하면 된다.
-일찍 죽고 싶으면 이렇게 해라.
-무릎 작살나는 스퀏 운동
-이렇게 운동하다 6개월 병원에 누워 지냈어요.
-일 년 농사 망치고 싶으면 이렇게 하세요



돈 버는 '장사'

 

상업이란 상품을 사고파는 행위를 통하여 이익을 얻는 일입니다. 생산비를 적게 들여서 높은 값으로 팔거나 값싸게 상품을 구입하여 비싸게 팔아야 이익이 큽니다. 이 과정에서 동업자 간에 경쟁이 발생합니다.

고객 확보가 돈을 버는 관건이 됩니다. 상업의 목적은 돈을 버는 일이므로 동업자 간의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방법을 동원합니다.



예를 들어, 식당은 음식을 파는 곳이므로 고객을 끌기 위해서는 맛이 우선일 것이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비용과 노력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얻는다'는 경제원칙에 충실해야 합니다. 맛과 돈을 우선으로 하면 위생과 영양이라는 더 중요한 가치가 무시되어 버립니다. 폐기해야 할 식재료와 한 번 사용했던 식재료를 재사용하는 등으로 영업 제재를 받는 식당이 있지만 돈의 힘을 이기지 못해 부정적인 식당이 근절되지 않습니다. 제대로 된 식당을 고르는 일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정말 장사에는 장사가 없는 것 같습니다.



조선 정조임금 시대의 거상 임상옥은 거부가 되어 역관 집안의 한계를 극복하고 종3품 도호부사까지 출세한 입지전적인 인물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인물입니다. 중인 집안 출신으로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순서대로 신분을 계급화한 시대에서 상업으로 이룬 업적이니 더욱 놀랄만한 일입니다. 그것보다 더 놀라운 일은 그가 남긴 말입니다. 상즉인(商卽人). '장사는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 말 잔치일 뿐이었는지 알 수 없지만 후대에도 그의 어록이라고 하는 걸 보면 임상옥의 상도(商道)라고 하기에 전혀 근거 없지는 않은듯합니다. 장사를 통해서 사람의 믿음을 얻고 의리를 쌓으려면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일은 하지 않아야 합니다. '상즉인'의 도를 진실되게 행했는지의 여부를 가리려들기 보다는 도를 실천하려는 자세로 업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임상옥을 칭송해야 마땅한 일일 것입니다.





'돈이 된다'는 유튜브


YouTube는 구글에서 운영하는 미국의 온라인 동영상 공유 플랫폼입니다. 사용자가 동영상을 자유롭게 올리거나 시청할 수 있으며 월간 사용자가 38억 명에 달하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비디오 플랫폼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콘텐츠를 공유하고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유튜브 영상제작이 큰 관심사입니다. 유튜브 채널로 수익을 내려면 일단 채널 구독자 1,000명 이상, 최근 12개월 동안의 시청 시간 4,000시간 이상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물리적인 공간을 차지하는 가게를 내지 않아도 되고, 부피와 무게가 있는 상품을 진열할 필요가 없으며, 상품을 제조하는데 유독성 연기를 뿜어내지도 않고 소음도 발생 않습니다. 한마디로 무공해 산업입니다. 실생활에 필요한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교양과 상식을 쌓을 수 있는 중요한 통로입니다.



'영상제작이 수익을 창출한다' 즉 유튜브 채널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때문에 유튜브 플랫폼이 방대해졌고, 방대한 정보량이 유튜브 이용자들에게 유익함을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사용자가 동영상을 자유롭게 올리고 시청할 수 있다는 이용 방법과 정보의 정확성과 가치유무 판단은 오로지 사용자의 몫으로 남겨지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수집해온 폐지(廢紙)의 무게에 따라 돈을 준다면 폐지에 물을 뿌리는 수집자가 있을 수 있고 습기 찬 종이에는 곰팡이가 피어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유튜브 동영상에도 '물이 뿌려진 영상'이 있고 심지어는 곰팡이가 허옇게 핀 것들도 많습니다.



유튜브가 '돈이 된다'는 것은 이제는 상식으로 통하는 일입니다. 장래 희망이 뭐냐는 질문에 유튜버라고 말하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좋은 의도로 세계인들이 즐겁게 보고 좋은 정보를 얻도록 하겠다는 '상도덕'을 가지고 '유튜브 장사'를 하는 유튜버가 되어야 합니다.  원산지가 불분명한 식재료로, 한 번 사용했던 음식을 다시 식탁에 올려서 식중독을 유발하는 비양심적 식당처럼 비위생적 유튜브 가게를  운영하는 유튜버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아주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영상들이 많습니다만 같은 내용으로 말만 바꾼 영상들도 너무 많습니다. 식당마다 '원조'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허접해 보이고 음질 화질이 안 좋은 것은 안 보면 됩니다. 문제는 내용입니다. 온갖 방법으로 유혹을 하여 '좋아요와 구독을 꾹 눌러달라'라고 애걸하다시피 합니다.  순진한 '호구'시청자들을 현혹하는 영상들의 제목과 내용이 너무 선정적이고 자극적이어서 우리들의 정신세계를 오염시키는 영상들이 너무 많습니다.


-청문회에서 ㅇㅇㅇ의원 "너 몇 살이야?'소리 지르고 난동

-남자관계가 복잡했던 여자연예인들

-오래 살고 싶으면 이것만 하면 된다.

-일찍 죽고 싶으면 이렇게 해라.

-무릎 작살나는 스퀏 운동

-이렇게 운동하다 6개월 병원에 누워 지냈어요.

-일 년 농사 망치고 싶으면 이렇게 하세요


절대, 이것만, 베스트 5, 죽고 싶으면, 살고 싶으면, 현직 교수가 말하는, 저만 따라 하세요 등. 위협적이고 불안하게 하는 이런 말들이 난무합니다.  



말과 행동은 폭력성을 나누어 가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말이 폭력적이면 행동도 따라서 폭력성을 띠기 쉽습니다. 행동이 폭력적이면 말도 거칠어지기 십상입니다. 매일마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문구를 쓰는 유튜브 동영상을 보노라면 우리의 말과 행동을 통해 우리의 정신세계가 온전해지지 못할 것 같습니다.


사진출처-pixabay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
언어혁명은 곧 의식의 혁명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文(말과 글)이 武(칼, 무력) 보다 강하다
You are what you say


읽고 쓰고 말하는 나의 언어가 곧 나의 정신이 됩니다. 고운 말을 쓰라는 것은 고운 정신을 가지라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젖을 떼는 그 시기쯤부터 동영상을 보고 자랍니다. 영상이 아이들의 최대의 오락이자 선생님이 있는 시대입니다. 울다가도 화려한 화면의 영상을 보여주면 넋을 잃고 빠져듭니다. 영상을 잘만 이용하면 좋은 효과를 있겠습니다. 그러나 정반대가 수도 있습니다.



거상 임상옥의 상즉인(商卽人)의 도는 행하지 못하더라도 '상즉쩐(商卽錢)'에 빠진 유튜버는 되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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