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보는 게 겁나는 세상이다.
나만 그런 걸까?
나만 느끼는 절망감, 상실감, 무기력감인 건가?
폭우에 40명 가까운 사망사고가 나고 수해 복구도 안된 상태인데 이제는 폭염 때문에 또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있다.
묻지 마 칼부림 사건으로 온 나라가 난리였던 게 몇 주 전 일인데, 또다시 시내 한복판에서 칼부림 사건이 벌어져 안타까운 희생자가 발생했다.
세계 잼버리대회가 열리고 있는 새만금에서는 전 세계에서 참여한 청소년들이 폭염에 쓰러지고 있다는 소식도 끊임없이 들려온다.
전쟁 중인 국가 전격 방문, 경호원 대동 명품샵 방문, 묻지 마 고속도로 노선변경, 교사와 학생 편 가르기, 이권 카르텔 끝장내기, 언론사 장악 시나리오 본격 추진 등등 끝도 없는 논란의 연속이다. 대한민국을 네 편 내 편으로 칼같이 나눠서 누가 이기든 끝장을 보겠다는 심산이다.
지난주에도 쓰고 있던 글을 그냥 다 지우고 글 쓰는 것을 중단했다.
내가 쓰려고 했던 주제가 너무 사소한 이야기로 느껴지고,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였다.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별일 아닌 듯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소소한 개인적인 이야기나 일상에서 만나는 에피소드를 여러 사람들과 나눈다는 것이 너무 가식적인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말하는 게 더 솔직한 심정이겠다.
비정상이 정상으로 받아들여지는 세상...
뻔뻔함이 당연함으로 여겨지는 세상...
남 탓이 상식이 되어버린 세상...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의 극한 대결이 일상이 되어버린 세상...
희망보다는 절망이 선명하게 부각되는 세상...
그냥 눈 감고 귀 막고 산 속이라도 들어가서 살고 싶다.
비겁하지만 의도적 방관자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