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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사민당 Sep 19. 2024

숨 막히는 고비야,  앞으로   몇 번 더 남았니?

용한 점쟁이? 췟,  개나 줘버려!

정말  평범하게 살았다.

아이 둘 낳고  사는 동안  큰 문제없이  평범하게 살았다.

남들처럼  시댁 때문에  가슴이  답답하면  

용한 점집을 찾아다니곤 했다.

뾰족한 답은  구하지 못하고 " 내가 점을  다시 보나 봐라!"  후회하고  또  점 보러 가고  그런 인생을 살았다.


5년 전  남편이  갑자기   이 세상을  뜨면서

내 인생은  완전히  변했다.

첫 번째 고비!

내 험난한  앞길 맞춘 점쟁이는 단 한 명도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점집은 거들떠도 안 보고.

동그란 얼굴이 콤플렉스였는데 ,

이젠 쏙 들어간 볼과 팔자주름이  콤플렉스가 되었고.

장롱면허  아줌마였는데  아이들 데리고 다니려니 다인승차를 운전하며 이젠 후진주차도  잘한다.  

말수도 없어지고,

노래방에 가도 재미가 없다.

노래보다  춤만 추던 내가 노래방자체에  흥이  떨어졌다.

항상 불안하고 예전보다 웃음기가 사라졌다.


다행히도  아이들은  문제없이  잘 자라주고 있다.

둘째는 긍정파워가  넘쳐서 그나마 내 웃음 담당해주고 있고.

첫째는 자기의 디자인 능력을 일찍 깨달아  일찌감치 패션디자인 진로를 정해서 밀라노 유학길에 올랐다.

유학 갈 수 있는 집안 사정이  아니니  다른 방법으로  전공을  살리자고 설득도 많이 했지만.  

첫째  신념이 꺾이지도 않거니와,

콘테스트 수상 횟수가  늘어날수록 내 생각도  기울기  시작했다.


그래서 결국  재산을  털어  유학을  보내게 되었고

나한테는  두 번째  고비가 찾아왔다.

직장 월급만으로는 해결이  안 되니  

주말에는 온갖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

젊었을 때도 길게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았었는데 말이지..

월급과 아르바이트로  첫째 유학생활비와

둘째 학원비를

충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둘째는 아직 더 엄마의  관심이  필요한 나이이기 때문에

같이 있는 시간도 많이  가져야 한다.

이 모든 것을  부족하고 모자란

내가  다 해낼 수 있을까?


예전에는  내 인생은  왜 이렇게 평범하고  재미가 없을까..라고 생각했었지?

맙소사!!


고비가 올 때마다  그  크기가 커지는 느낌이 든다.

고비를 해결하는 내 능력치도  커지는 걸까?

앞으로  올  더 큰 고비야  좀만  천천히  와줘라~

안전벨트 맬 시간은 줘야지.


숙소 구하러  같이 간 밀라노 시장조사 차  찍어논 사진중 한장. 다행히  식재료 물가가  우리나라보다 저렴하다. 숙소구하기도  정말  큰 고비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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