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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학준 Jul 01. 2023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를 읽고

너의 정직은 종교나 정책에 기초해서는 안 된다. 너의 종교와 정책이 정직에 기초해야 한다. 

2023년 06월 03일 

인간의 모든 행동 양태를 ‘득실의 균형’이라는 해석 논리로 귀납시키는 것은 헛수고일 뿐이다. 인간을 향한 조물주의 의도는 ‘득실의 균형’이 아닌 ‘정의의 균형을 추구하며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신이 우리로 하여금 알도록 허락한 것이 하나 있다면, 비록 ‘최고의 이득’이 무엇인지 혹은 그 최고가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에 대해선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해도 정의를 추구할 때 결국 우리는 자신과 이웃 모두에게 궁극적으로 최고의 이득을 안겨준다는 것이다. 사람이라는 동력기관은 특별하여 보수나 외압이나 다른 어떤 종류의 연료의 힘으로 최대의 노동량을 산출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고 이룰 수 있는 것들 치고는 반드시 이루어질 필요가 있거나, 아니면 어떻게든 반드시 이루어야 할 당의적인 것들은 없다는 사실이다. 상인에 대해 상대적으로 낮은 평판을 갖는 사회 현상의 근원이 뿌리박고 있는 심층은 바로 이것으로,’ 상인은 어느 경우에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는 사회적 인식이다. 비록 상거래가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활동이긴 하지만, 그 동기는 전적으로 상인의 사적인 이윤 추구에서 비롯된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즉, 상인은 모든 활동에서 자신에게 돌아오는 ‘최대 이윤’을 사회에, 혹은 소비자에 ‘최소 배분’를 지상 최대 과제로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죽어야 할 때를 모르는 사람은 진실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2023년 06월 08일

 ‘부’의 이름 뒤에 감추어진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은 다름 아닌 ‘타인에 대한 지배력’이다.

2023년 06월 13일

이 지배력을 행사할 수 없다면 막대한 물적 자산도 소용이 없다.

그러나 타인에 대한 지배력은 돈이 아닌 수단으로도 얻을 수 있는 것이기에, 앞에서 말했지만 돈의 지배력은 불완전하고 불확실하다.

언젠가 부의 광맥은 지하 암석 속이 아닌 인간의 몸속에서 불그스름한 자줏빛을 발하며 흐른다고 밝혀질지 모른다. 그 광맥에서 길어 올린 부는 뜨거운 숨을 내쉬고, 두 눈에는 생기가 발하며, 그 가슴은 행복으로 부풀어 오른 인간의 모습에서 비로소 궁극적인 목적과 최고 정점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될지도 모른다.

2023년 06월 14일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사는 것은 쥐 나 늑대의 특성일 뿐 아니라 물고기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옳고 그름의 법칙에 따라 사는 것은 다른 동물들과 구별되는 인간만의 고유 특성이다. 구약 <하박국서>

부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행사하는 정의의 역할을 결론 내리면, 첫째로 정의는 부가 소수에게 편중될 때 발생하는 호화사치를 방지하고, 둘째로 인간의 도덕성에 미치는 부의 영향력을 절감시키는 것이다. 정의는 고용주 한 사람이 자시느이 이익과 만족을 위해 대량의 노동을 독점할 수 없게 만들고, 자신의 의도에 다수의 자유의지를 복종시킬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인간이 이루어 온 최고의 업적 치고는 금전적인 보수를 위해서 이루어진 것은 하나도 없었고 또한 앞으로도 결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궁극적인 이유는, 서투른 노동자나 유능한 노동자나 모두 동일한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는 철침을 세운 다음부터 사람들은 누가 서투른지 아니면 유능한 지 구별해서 스스로 알아서 서투른 노동자는 고용하지 않으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노동자들 사이의 경쟁을 이용해 부당한 헐값에 노동자를 고용할 때, 노동자뿐 아니라 고용주 자신의 고통 역시 순식간에 최고점에 달하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2023년 06월 15일

경제학의 주제는 부이고 부의 척도는 “교환가치를 지닌 모든 유용하고 소유욕을 일으키는 물품이다.”

어떤 물품의 교환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유용성’과 ‘선호도’이고, 그 물품을 부의 척도로 삼으려면 반드시 두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한다.

모든 물품의 기능성은 결국 그것을 이용하고 누릴 수 있는 구매자의 역량에 의해 결정되는 셈이다.

2023년 06월 17일

교환가치를 도출하는 공식 시장 수요도 [y] 값이 일정할 때 [x*y} 값은 노동 교환가치인 [x] 값에 의해서 달라진다. 그런데 [x]가 변하는 이상 [y]는 일정하지 않고 일정할 수도 있다.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도는 하락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독점이 나타나자마자(품귀 현상은 독점의 한 형태이기에 모든 상품은 어떤 식으로든 독점의 대상이 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y]는 가격 변동에 가장 결정적인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림 한 점의 가격은 그 자체의 가치보다는 그림을 볼 줄 아는 대중의 심미안에 달려있다. 노래 한곡의 가격은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흘린 땀보다는 그 노래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머리수에 달려있다.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점은, 여기서 내가 사용하는 ‘수요’라는 용어는 경제학자들이 보통 사용하는 의미와는 조금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이 사용하는 수요는 ‘판매된 물건의 양’을 의미하는 반면 내가 사용하는 수요는 ‘어떤 물건을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이 지닌 실현가능한 구매욕’을 의미한다. 우리말을 잘 이해만 해도 누군가 무언가를 ‘요구’한다는 것은 그것을 얻고 싶다는 뜻이지 그것을 이미 얻었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쯤은 알 수 있다.

valorem(가치) → 주격 명사 valor(건강하다)  valere(강건하다)

발로르라는 단어가 특별히 인간에게 적용될 때는 ‘생명력이 강하다’, 혹은 ‘용감하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물건에 적용될 때는 ‘생명을 강하게 지탱하다’, 혹은 ‘가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가치 있다’는 말은 곧 ‘생명에 유용하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진실로 가치 있고 유용한 것이란 바로 그 기능을 다해 인간을 생명으로 이끌어주는 것이라는 뜻이다.

밀 - “부유한 상태는 곧 쓸만한 물건을 많이 가지고 있는 상태”

조지 허버트의 시

소유했다 착각하나 실은 악마가 그를 소유했네

고대 그리스인들은 국가의 공공 이익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가리켜 ‘의무감 없는’ 혹은 ‘자기만 아는’ 인간이라 불렀다.

‘축척’의 관점에서 부를 학문적으로 다룰 때는 물질의 축적만이 아니라 인간의 역량의 축적도 그 연구 대상에 포함펜더. ‘분배’의 관점에서 부를 학문적으로 다룰 때는 절대적 분배가 아닌 차별적인 분배에 대해, 즉 아무 대상에게 아무 물건을 분배하는 것이 아닌 적합한 대상에게 적합한 물품을 분배하는 법칙에 대해 연구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를 연구하는 학문은 단순한 산술 계산 그 이상을 요구하는 고난도의 학문인 것이다.

이를 토대로 부를 정의하면 ‘역량 있는 사람의 손에 소유된 가치’라 할 수 있겠다.

국력의 한 형태로써 부를 평가할 때는 반드시 두 잣대를 공평하게 사용할 필요가 있는데, 바로 ‘소유 재산의 가치’와 그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국민들의 역량’이 잣대가 된다. 이 두 잣대를 들이대면 겉보기에 부유해 보이는 사람들 중에 대다수는 당초부터 그리고 앞으로도 부를 다룰 역량의 부족으로 인해 그들 금고에 채워진 자물쇠 마냥 실제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국가 경제의 운영에 있어서 마치 물이 고인 웅덩이와 강물의 소용돌이 같은 존재들이거나, 아니면 주인도 없는 방앗간을 위해 흐르는 강물을 아무런 모적 없이 막아선 제방 같은 존재들이고, 혹은 갑자기 툭 뛰어나온 걸림돌과 장애물이 되어서 부를 가져다주기보다는 오히려 그 주변 사람들에게 갖가지 평지풍파를 가지오는 오물 같은 존재들이다.

“분명 칭송받기에 합당한 자질을 지닌 자들 가운데 재산을 일으키는 자보다 파산하는 자가 더 많도다.”

교환을 통해 물질을 획득하는 경우에는 언제나 그[+]에 대해 정확히 그만큼의 [-]가 발생하는 법이다.  상대의 결함이 없이는 내가 교환학적으로 이득을 챙기는 것은 불가능해진다는 이야기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수요 중에 75%는 환상과 이상, 희망과 애차게서 비롯된 낭만적인 것들이다.

지갑을 단속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상상력과 감정을 단속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로 가격의 본질에 제대로 접근한다는 것은 지극히 형이상학적이고 심리적인 차원의 문제다.

2023년 06월 18일

생산물은 노동의 결과로 만들어진 물건이 아니라 유용하게 소비할 수 있는 물건을 뜻한다.

그렇기에 국가가 대답해야 할 질문은 ‘얼마나 많은 노동자를 고용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생명을 생산해 내는가’이다. 그 이유인즉, 소비야말로 생산의 목적이자 열매이고, 생명이야말로 소비의 목적이자 열매이기 때문이다.

“생명이 곧 부다” 생명은 사랑과 환희와 경외가 모두 포함된 총체적인 힘이다. 가장 부유한 국가는 최대 다수의 고귀하고 행복한 국민을 길러내는 국가이고, 가장 부유한 이는 그의 안에 내재된 생명의 힘을 다하여 그가 소유한 내적, 외적 재산을 골고루 활용해서 이웃들의 생명에 유익한 영향을 최대한 널리 미치는 사람이다.


토스 <유난한 도전>에서 각주에 있었던 책이라서 궁금해서 읽어 봤다. 

돈은 어떻게 버는가에 관심이 많은 요즘 사회인들에게 꼭 한 번쯤 권유해주고 싶은 책이다. 

최근 독서모임을 몇 번 갔을 때 사람들이 투자에 정말 관심이 많구나 나는걸 느꼈다.  그리고 뭐만 하면 00으로 얼마 버는 방법 챗 gpt가 나왔을 때도 챗 gpt로 00일 만에 00 버는 법 이런 전자책이 잘 팔린다는 소식을 접해 들은 적이 있다. 

왜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하고 많은 재산을 쌓으려고 하는가? 는 묻지 않고 그냥 돈이 많으면 내 삶이 더 윤택해질 거라는 막연한 믿음을 가지고 모두 돈을 벌려고 하는 것 같다. 

난 항상 이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에게 물음표가 있었지만 내 생각을 뭔가 논리 정연하게 표현을 못하겠는 마음이었다. 

통장에 숫자가 커지거나 집에 현금이 쌓이는 게 나의 삶에서 무슨 의미가 있는 거지? 그리고 아무런 생산물이 이나 가치가 없이 통장에 숫자가 커지게 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그리고 그게 가능해졌다면 그 사람은 행복할까? 물론 그 순간 잠깐은 그렇겠지 하지만 삶은 연속적이고 1,2라운드에 끝나는 것이 아니다. 

만약 누군가가 나에게 20대에 가장 빠르게 부자 되는 법을 알려준다고 해도 나는 듣지 않을 것이다. 

왜냐 화면 인생에서 성공을 20대에 맞이하는 건 20대 이후에는 불행해진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100살까지 살 건데 20대에 성공이 왔으면 남은 80년은 무엇으로 쾌락을 맛봐야 하나?

인간의 뇌는 더 자극적인 쾌락에 반응하도록 설계가 되어있다. 20대 성공이라는 쾌락을 맛봤다면 그 이후엔 무엇을 해도 쉽게 재미있어지지 않는 80년을 살게 되지 않을까? 


이 책에서 가장 공감됐던 부분이 "가장 부유한 국가는 최대 다수의 고귀하고 행복한 국민을 길러내는 국가"라는 문장이다. 최대다수 최대행복이라는 말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행복한 국민을 길러내는 국가가 분배가 잘 이루어져서 모든 국민의 지갑 사정이 든든해지는 것이 아닐 거라 생각한다. 분배가 잘 이루어지는 정의로운 국가가 꼭 행복한 국가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행복한 국가는 정의라는 담론이 필요 없는 국가이다. 


왜 다들 돈 벌려고 하는가? 구체적이 게는 왜 돈을 남보다 많이 벌려고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이 책에 나와있다 ‘부’의 이름 뒤에 감추어진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은 다름 아닌 ‘타인에 대한 지배력’ 하지만 타인에 대한 지배력은 돈이 아닌 수단으로도 얻을 수 있는 것이기에, 앞에서 말했지만 돈의 지배력은 불완전하고 불확실하다. 사람들이 타인에 대한 지배력이라는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부를 원하지만 사실 그런 부를 쌓았다 하더라도 그 지배력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그런 부를 쫒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책에선 부를 '역량 있는 사람에 소유된 가치'라고 정의한다. 난 이 부분에 동의한다. 

그래서 나는 부를 쫒기보단 역량을 원한다. 역량을 얻기 위해선 나 자신의 성장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역량이 될 때 부는 따라올 것이라고 믿는다. 내가 주식으로 운 좋게 100억을 번 것이 더 행복할까 내가 운 좋게 100억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을 얻은 것이 더 행복할까? 난 후자를 택할 것이다. 

세상사람들이 가짜 부를 쫒지 않았으면 좋겠다. 행복이 필연적으로 뒷받침될 수 있는 부가 무엇인지 각자의 인생에서 찾고 실현하면서 사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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