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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니 Apr 01. 2024

내가 필라테스 강사가 된 이유

전 사실 운동을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나는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과목을 뽑으라면 과학 아니면 체육일 정도로 체육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 내가 필라테스 강사가 되었다.




성인이 된 이후 그렇게 많은 운동을 시도해 본 것은 아니었다. 헬스와 요가는 시도해 봤지만 꾸준하게 다니지는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필라테스 열풍이 불기 시작했고 나도 그 열풍에 합류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필라테스가 나에게 맞는 운동이라는 것을!


나에게 맞는 운동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딱 한 가지다. 시간이 빨리 흘러갔기 때문이다. 필라테스를 하는 동안 선생님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50분이 훌쩍 흘렀다. 운동을 하는 동안 시간이 얼마나 흘렀지 하고 시계를 쳐다보는 일이 없었다. 다른 운동과는 다르게 시간이 빨리 흘러갔다. 그렇게 필라테스를 주 2~3회 꾸준히 가다 보니 필라테스는 나의 새로운 운동 취미가 되었다.


운동보다는 바른 자세


운동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지만 내가 꾸준히 관심 있었던 게 있다면 바로 몸, '바른 자세'였다. 어렸을 적부터 나의 가장 큰 콤플렉스 중 하나가 바로 종아리 알이었다. 내 종아리는 왜 두꺼울까? 살이 빠져도 왜 종아리는 그대로일까? 교복 치마를 입을 때면 드러나는 다리가 창피하기도 했다. 주변 친구들도 내 발달된 종아리를 안타깝게 여기기도 했다. 그래서 종아리 알이 두꺼워지는 원인을 자주 찾아보곤 했다. 그리고 바르지 못한 걸음걸이는 정작 써야 하는 근육을 못 쓰고 종아리만 과사용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바른 걸음걸이를 갖기 위해 '바른걸음연구소'라는 곳을 찾아가기도 했다.


그렇게 나는 몸과 바른 자세에 대한 궁금증이 늘 있었다.



결국 필라테스는 하나의 수단일 뿐


필라테스 강사 중에는 필라테스라는 운동 자체를 사랑해서 강사가 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단순히 보여지는 것이 멋있어 보여서 시작했을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여러 근무 환경을 따져 보고 강사가 되기로 결심했을 수도 있다. 모두 각기 다른 이유로 강사가 되었다. 그중 나는 몸에 대한 바른 정렬이 궁금했던 사람이었고 필라테스가 그에 대한 해답을 주는 운동이었다. 필라테스가 나에게 좋은 운동인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필라테스를 통해 바른 몸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참 기쁠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어떤 강사가 되었나?


그래서 나는 필라테스를 통해 바른 몸에 대해 공부하고, 내 몸을 바르게 만들었고, 남에게도 그런 선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아니다. 내가 필라테스 강사가 된 이유와는 다르게 나는 그런 사람이 되지 못했다. 그렇기에 ‘현타’가 오기도 하고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또 '그래도 나도 쉬고 놀고 다 해야 될 것 아니야!'라고 자기 위안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자기 위안 속에 빠져 살 수는 없다. 이제는 정말 내가 생각했던, 그리고 원했던 필라테스 강사가 되어야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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