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때는 친구들이 '너 진짜 빨빨 잘 돌아다닌다'라고 할 정도로 많이 쏘다녔다. 이제 20대 초반 체력은 어림도 없어 예전처럼 쏘다니지는 못하지만 그 대신 혼자 사부작사부작 재미나게 살고 있다.
회사에서도 꽤 일잘러라 불리지만 세상에는 재밌는 것이 너무 많다
8년 차 직장인. 하지만 퇴근 후 회사를 로그아웃하고 나서야 진짜 현실로 로그인하는 사람.
친한 직장 동료들과 퇴근길에 '아, 이제 현생 로그인하러 가야겠네'하며 장난을 쳤었는데 사실 이 말보다 더 내 삶을 잘 설명하는 것이 없다. 회사 속 내 모습은 조직 안에서 충실히 역할을 다하는 User1 일 뿐.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사원증을 목에서 빼는 순간 회사라는 가상세계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글쓰기, 책 읽기, 오일 파스텔, 수영, 우쿨렐레 ...
퇴근 후에 하는 게 이렇게 많은데, 이걸 다 하는 내 인생 되게 즐거운데.
그리고 나 자체도 가까운 지인들은 개그맨이냐고 할 정도로 보통 이상으로 웃긴 사람이다.
일단 기록해 두면 뭐라도 되겠지?!
그런데 문득 회사 일은 빠짐없이 다 기록하면서도 이런 나에 대한 기록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고 떠들고 싶어도 어디 기록해 둔 것이 없으니 말할 수가 없다. 어릴 때 활발하게 운영하던 SNS도 점점 멀리하며 인생의 소중한 순간이 그저 내 스마트폰 속에만 잠자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