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가 삶이 된 순간

장애인은 아니라는데

by 조원준 바람소리


나의 오른쪽 귀는 아주 30여 년 전에 운동을 하다가 크게 다쳐서 그로부터 지금까지 오랜 세월 동안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장애인 혜택에 대해 회사의 요청도 있고, 나 스스로도 이 상태가 장애인인지 아닌지 궁금하기도 해서 장애 진단을 받기 위해 병원에 들렀다.


청력검사를 마치고 나온 저에게 담당 의사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은 왼쪽 귀의 상태가 아직은 정상이어서 장애인은 아니라는데 이런 진료 결과가 좋은 건지 아닌지. ㅎㅎ


애매한 마음으로 나오는 길에 30년이 넘도록 테니스 활동을 하면서 그동안 겪었던 희로애락 오만 가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스치듯이 지나간다.


‘나처럼 요란하게 테니스를 하는 사람이 어디 또 있을 라고...’


오랜 세월 테니스 활동을 하면서 지금 나에게 남은 것은 구력만큼 비례한 실력도 아니고, 대외적인 시합에서 입상 내용은 더더욱 아니고 세월이 흐른 만큼 생긴 신체 각 부위의 부상 통증이 잔잔하게 밀려와 바위에 “철썩~”하고 부딪히는 해변의 파도처럼 남아 있다.


초보 시절 서비스 리턴을 하다가 공을 빗나간 라켓에 맞아 훈장처럼 새겨진 눈썹 위 꿰맨 자국과 고수와 단식경기를 하다가 드롭숏에 짧게 떨어지는 볼을 쫓아가서 받으려고 네트로 전진하다가 미끄러져서 포스트에 “꽝!!!”하고 세게 부딪혀 신경 파열로 오른쪽 귀가 들리지 않아 장애에 가까운 상태가 되었지만


그 와중에 내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테니스를 하면서 가장 큰 수확은 아직까지는 건강한 상태에서 앞으로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함께 즐거운 테니스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 당시에 이 지경이 된 저를 보면서 집사람이 했던 말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테니스 하면 쌀이 나오요 밥이 나오요~

오매~ 겉은 멀쩡해서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장애인이 돼불었구먼~”


허허.. 앤도르핀이 나오는데...’

연재글 '얼쑤 테니스' 30화를 마칩니다.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