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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준 바람소리 Dec 10. 2024

테니스는 내 삶의 일부...

36년 만에 초보가 되다...


테니스 입문 36년 차...


요즘 정치권에서 시끄러운 역사 전쟁의 근원이 되는 일제 치하가 36년이었으니 라켓을 잡은 후 보낸 적잖은 세월이다.

초보 시절 당시 상급자들과의 한 게임은 실력이 따르지 못해서 생각조차도 할 수 없지만 어떤 날은 운 좋게도 선수 출신의 친구를 둔 덕분에 그 친구와 파트너 하여 내기 게임을 하기도 하였다.

당시 나의 실력은 비슷한 수준에서 서브를 주고받으며 베이스라인 근처에서 스트로크 랠리를 할 정도였으므로 게임 시 친구의 주문은 네트 앞에서 라켓만 들고서 전방만 주시하라는 것이었다.

평상시 실력이 비슷한 하수들이나 주부 회원들과의 게임과는 달리 스릴감이 상승하 호흡은 제대로 하는지 눈으로 따라잡을 수가 없는 볼의 속도라서 자칫 주의를 게을리할까 봐  긴장도가 높아지면서 각오도 굳세 진다.
'내 앞으로 오는 볼은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




그 많은 세월이 언제 이렇게 흘러갔을까...
"세월에 장사 없다."라고 그동안 몸을 혹사시킨 대가로 7년 차에 처음 온 팔꿈치 엘보 통증부터 시작하여 몸의 여기저기 이상징후가 나타난다.

35년 차에 허리 시술에 이어 끊어진 어깨 회전근개 파열로 급기야 인대 봉합 수술까지 하게 되었고 다행히도 수술이 잘 돼서 4개월이 지난 지금은 서서히 재활 훈련과 병행하면서 무리하지 않은 게임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어제 클럽의 최 고수와 파트너 하여 여자 전국대회 입상자 수준의 여성 두 분을 상대하여 게임을 하였는데 현재 몸 상태는 36년 전 초보자로 돌아간 모습으로 전력(戰力)이라 할 수 있는 서브는 평소 기량의 100에서 10 정도의 수준, 그리고 스트로크 파워와 볼 스피드는 20 정도로 떨어졌지만 네트 앞에서 발리나 볼의 흐름을 파악하고 게임 상황에 대처하는 기동성은 60은 되어 상대 후위 플레이어에게는 스윙 시 부담을 줄 정도는 되었다.


한 게임을 하면서 그 당시 겪었던 상황이 재현되는 것 같았고 여기에서 몸이 회복된다면 조금씩 나아지리라는 희망도 생겼다.




초보자가 된 심정 36년 전과는 똑같지는 않았지만 내 몸의 상태에 맞게 새롭게 리셋하여 새로운 출발도 즐거울 것 같다. 앞으로 백세까지 테니스를 할 수만 있다면야 남은 35년 동안 싸목싸목하게 말이지...


202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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