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어 몹시 추운 날...
실외 승강장에서 추위에 떨면서 전철을 기다리다가 도착한 1호선에 오르면 혼잡한 전철 안의 사람 열로 인해 텁텁해진 공기가 오히려 훈훈하게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아!... 따뜻하다...'
바퀴의 덜컹거림 속에 몸을 맡기며 하루의 생각을 정리하려고 밖을 보려는데 안팎의 기온 차가 커서 그런 지 창 안에 김이 서려 갇힌 듯 답답함이 느껴집니다.
어느 역에선가?...
우르르,,, 사람들이 밀물처럼 빠져나가자 북새통 전철 안이 어느 정도 차분해지면서 칸마다 끝자리에 있는 경로우대석의 빈자리가 눈에 띕니다.
피곤한 몸이라서 그냥 저 빈자리 잠시 앉아가도 될 일이건만 아직도 청춘이란?... 생각에 짱짱한 두 다리로 버티면서 그러고 싶은 마음이 들지가 않습니다.
다음 정거장에서 사람들이 내리고 타는데 어떤 분이 스스럼없이 임산부, 경로 지정석에 털푸덕하니 앉는 것이었습니다.
'어라~ 저분 나보다 한두 살 더 많은 것 같은데?...'
자리를 차지하는 모습이 무례보다는 자연스러움으로 남습니다. ㅎ~
머잖은 날에...
나도?...
.
.
.
덜컹덜컹,,,
전철은 다음 정거장을 향해 떠나갑니다.
젊음도 무심히 흐르는 세월을 타고
내게서 소리 없이 떠나갑니다.
...
2009.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