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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준 바람소리 Nov 26. 2024

모임과 시합 이야기...

일산 가는 기러기...

                                                 서라포바님 작품


가을이면서도 봄이고 싶은 날, 양지바른 산자락엔 진달래가 홀로 피어도 무방하다 싶고, 철새가 날아가는 방향을 잃고서 성사의 코트를 밝히는 라이트 위에서 잠시 머무르던 날...      


테니스로 허기진 마음을 달래고자 라켓 두 자루 매고서 일산으로 떠난다. 겨울 속에서도 잠시 봄이 있듯이 삶 중에 고되고 힘든 날이면 봄날의 뜨락에서 처럼 잠시 머무르고 싶은 곳이 테니스 산책 서경지부 일산지역 모임이다.     


옛 시절에는 강산이 한 번 바뀌려면 10년이 걸린다고 했으니 두 번 바뀌려는 동안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일산 모임에 다녀갔을까...      


수많은 테니스 인들을 맞이하고 보내는 동안 항상 그 자리에서 변치 않은 마음으로 계신 분들이 반겨주기에 홀로 창공을 날아도 결코 외기러기가 되지 않는다.     

라카에 차려진 간식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푸짐하고, 코트 세 면은 잘 짜진 페어끼리 들고 날며 어울리는 즐테 천국이다. 오래된 볼은 눈에 익어 낯설지 않아 받을 만하고, 젊고 싱싱한 볼은 구멍 뚫린 그물망이 되어 오는 족족 다 샌다.    

 

뭐 그런들 어떠하리 무쇠도 슬게 하는 세월 앞에 장사가 있겠는가. 늙어감이 아쉽긴 해도 홀로서만 늙는 것이 아니므로 다행이다. 함께 늙어가며 건강이 허락하는 시간까지 테니스를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으니 말이다.




오랜만에 다녀왔던 일산 모임...


갈수록 코트를 확보가 어려워지는 환경에서도 모임을 20년 가까이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중심의 중심이 되시는 마니님과 지역장 꿀동이님, 국밥 고문님, 언제나 고향의 가족처럼 포근하게 반겨주시는 서라포바님,     


오래된 운영자 히로뽕큐, 하이에나, 탑스핀, 날곰 아우님 첫 게임으로 조금 더 친숙해지는 모나리자님, 밴드에서 호응해 주시는 포티올님, 부천의 깔끔공주님,     


파트너 하여 조끼가 다 젖도록 뛰어다니신 춘천독사님과 젊음을 볼에 실어 나르는 신예 님들과 앞으로 가끔씩 뵙게 될 일산 가족 여러분 만나서 반가웠고 즐거운 시간 함께 해줘서 고마웠습니다.    

 

끝으로 성장판이 아직까지 열려있는 재간둥이 숑가 총무님 회원들과 게스트 분들 챙기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다음에 우리 또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길 기대합니다.     


2024.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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