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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캐빈 May 22. 2024

논란의 주 4일제, 워라밸 삶의 해결책이 될까?

지난 3월 14일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은 급여 감소 없이 미국의 표준 주급을 40시간에서 32시간으로 줄이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기존 주 40시간 근무제는 1940년 연방법에 제정된 이래 미국에서는 일반적인 근무 제도입니다.

 

여러 국가의 수많은 기업들은 주 4일제 근무체제 실험을 진행하였으며, 실험 결과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얻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더 적은 시간을 일하는 것은 직원들의 복지를 향상할 뿐만 아니라 고용주들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Future of Work’ (일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유럽에서는 기본소득 실험과 함께 주 4일제에 대한 실험이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5년 스웨덴 예테보리시는 시 소유 노인요양시설 간호사 68명의 주급을 단축하는 제도를 시행했습니다. 간호사들은 8시간 근무 대신 6시간을 근무했으며 시는 인력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15명의 간호사를 추가로 고용했습니다. 실험 결과 간호사와 환자 모두 더 행복하고 건강하다고 나타났습니다.

 

영국 싱크탱크 오토노미(Autonomy)는 2022년 비영리단체 4DWG(포데이위크 글로벌), 옥스퍼드대 연구진 등과 협업을 통해 영국 내 61개 기업, 총 2,900여 명의 직원이 참여한 주 4일 근무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6개월 동안 진행된 해당 실험은 성공적이었다고 참여 회사들은 보고하였고, 1년 뒤에는 참여사 중 56개의 회사가 정규 임금을 유지하면서 근무 시간을 줄이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하게 들릴 수 있는 이야기지만, 해당 실험을 통해 근로시간 단축이 근로자의 행복감을 크게 향상하는 것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실험 전후로 수집된 자료에 의하면 참여 직원의 39%가 스트레스 감소를 경험하였고, 71%는 실험 종료 시 번아웃 (burn out) 수준이 현저히 더 낮아졌다고 보고하였습니다. 불안, 피로, 수면 문제는 는 감소한 반면, 심신 건강은 모두 개선되었습니다. 또한, 시범 기간 동안 기업들의 수익이 평균 1.4% 증가하는 등 전년 동기 대비 수익이 35% 증가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미지출처: 현대자동차 그룹 저널


주 4일 근무를 실험하고 있는 국가들

 

현재 여러 나라에서 주 4일 근무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벨기에는 이미 2022년에 주 4일 근무제를 채택하였고, 아랍에미리트에선 2023년부터 공무원들에게 주 4일 근무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변경되었습니다. 프랑스정부는 자녀 양육을 위해 공무원을 대상으로 현재 주 35시간 근무에서 주 4일제나 주별 차등 근무제 도입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와 같은 북유럽 국가들은 일반적으로 주 37시간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최근인 4월, 싱가포르는 2024년 12월 1일부터 모든 싱가포르 국민을 위한 유연근무제를 적용하도록 허용했습니다. 직원이 유연 근무를 신청하면 모든 고용주가 이를 공정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새 지침입니다. 노동자들은 재택 및 원격근무, 출퇴근 시간 조정 등을 통한 탄력 근무 또는 집중 근무를 요청할 수 있으며, 업무 시간을 조정해 주 4일 근무가 가능하게 됩니다.


주 4일 근무제가 현실적으로 정말 가능한가요?


주 4일 근무가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고 많은 국가들이 이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이 또한 새로운 문제를 제시합니다. 고객과 대변 업무를 해야 하는 의료, 소매 및 서비스 산업 같은 업종의 경우 24시간 근무가 필수입니다. 이러한 업종 분야에서는 압축된 근무 시간이 실용적이지 않을 수 있으며, 성공적인 주 4일 근무 체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인력 추가 채용, 교대 근무 개편 등의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영국 BBC에 따르면, 2020년 슈퍼마켓 체인인 모리슨스는 브래드포드(Morrisons Bradford)는 본사 직원들 대상으로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여 주당 근무시간을 40시간에서 37.5시간으로 줄였습니다. 직원들은 1년에 13번, 4주에 한 번씩 토요일마다 근무를 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주 4.5일간 37.5시간을 근무를 하는 방식이 되었습니다. 해당 체재는 직원들의 주말 근무에 대한 불만으로 인해 멈추게 되었고, 결국 4년 만에 기존 주 5일제 체재를 복구하게 되었습니다.

 

직원들은 더 짧은 시간 내에 기존 준수하던 표준 8시간 작업량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응축된 근무 기간은 더 많은 스트레스와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영국 엔지니어링 회사 올캡(Allcap LTD)은 주 4일 근무 체제를 도입하면서 근무 강도가 높아지며 직원들의 스트레스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캡은 주 4일 변환으로 인해 발생되는 공백을 메꿀 여력이 없다는 판단을 끝으로 주 4일 체재는 2개월 안에 종료되었습니다. 현재, 많은 국가에서 주 4일 근무제로의 전환을 하고 있으나, 성공적인 근무 체제 전환을 위해선 기업별 상황에 맞춰 다양한 준비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에선 주 5일 근무제가 시작된 지 거의 20년이 되어가는데요. 20년 뒤에는 또 어떤 일의 형태로 살아가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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