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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필향나무 May 21. 2024

어쩌다 살아있는 게 대견하다는 생각까지 온 걸까.

오늘은 빨래를 해서 널어놨는데 하필이면 왜 비가 오는 거야...

상사는 별 시답지 않은 일로 꼬투리 잡아서 짜증 내고

옆 사람이 한 말이 괜히 거슬렸고

지하철을 눈앞에서 놓쳐서 짜증이 났고

내려야 되는데 누가 어깨를 치고 가서 짜증이 났고

이 외에도 무수히 많은 것들이 거슬렸다.



생각보다 평온한 나날이 연속이 되는 건 쉽지 않더라. 생각보다 무탈하고 평온한 하루를 보내기가 쉽지 않더라. 최대한 긍정회로를 돌려서 평온하고 무탈한 척하면서 살고 있더라.

고요하고 잔잔하다면 재미는 없을 수 있겠다 싶었고

또 그렇게 생각하니깐 지금은 재밌는 삶이네 싶었다.



그러니 평온하거나 고요하지 않은 날은 재밌는 삶이었다고. 평온하거나 고요한 날이면 오늘 하루도 잘 보냈다고. 뭐든 생각하기 나름이니깐. 나름 긍정회로를 돌린다.



긍정이든 이성적이든 무슨 회로든 돌리면서

그래도 어찌 저지 살아가고 살아 있는 내가 대견하다.



어쩌다 살아 있는 게 대견하다는 생각을 하는 지경까지 온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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