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세요! 처음보다 동작도 훨씬 커지고 예뻐졌죠?"
좀처럼 실력이 늘지가 않는 것 같다고 투덜대는 나에게 밸리댄스선생님이 말했다.
'엥? 내 동작이 커졌다고?'
미심쩍어하며 수업을 마친 후 휴게공간에 앉아 밴드를 열어보았다.
밸리선생님은 매번 수업 마지막즈음 그날 배운 진도만큼 영상을 찍어 밴드에 올리는데 지난 1년간 수업했던 영상이 1주일 간격으로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었다.
'어! 그러고 보니 그렇네!'
하루하루는 미미해서 큰 차이를 못 느꼈지만 한 달 전과 일 년 전의 내 동작은 지금과 비교해 보면 정말 큰 차이가 났다.
일 년 전 벨리댄스를 처음 시작할 때, 앞사람 옆사람을 자꾸 곁눈질하며 어정쩡하게 따라 하던 모습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팔과 다리도 조금씩 크게 움직이고 코어힘이 조금씩 생겨가는지 골반의 움직임도 커지는 게 보인다. 그리고 수업 시간이 쌓일수록 점점 고개를 들고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바뀌어 간다.
최근 영상은 아예 대놓고 몰입하여 춤을 즐기는 듯한 모습이다.
내면의 성장은 또 어떠한가?
댄스학원 선생님과의 불화를 통해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배웠고, 겸손하지 못한 사람을 통해 나를 성찰했다.
코스프레하는 모습을 통해 나의 결핍을 알아주고, 학원환경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 내 통제욕구라는 걸 알아채는 등 짧은 시간에 폭풍성장을 했다.
톨스토이의 작품 중 "안나 카레니나"라는 작품이 있는데 톨스토이는 여러 인물들을 통해 성장이 무엇인지 말해주고 있다.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성장의 1단계는 몰입의 경험을 통해 나를 알아가는 것
성장의 2단계는 소통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
성장의 3단계는 죽음을 기억하는 것을 통해 나와 세계와의 관계를 정립하는 것
이다.
나는 이 단계의 어떤 부분은 어느 정도 실행하고 있는 것 같아서 그리고 그 실행을 통해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서 기쁘다.
인간은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에 도달했을때 행복을 느낀다.
하지만 행복이라는 감정은 일시적이라서 지속되지 않는다.
우리는 성장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한다.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기쁨을 느낀다면
끊임없는 성장을 통해 지속적인 기쁨을 느낄 수가 있는 것이다.
*신디앱과 유튜브 석영중 교수님의 '톨스토이, 성장을 말하다'를 참고